[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와 론스타의 계약 연장을 두고 론스타가 인수 가격 인상 등의 전략을 꺼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 보류로 론스타만 더 이득을 챙길 거란 전망이다.
◇ 론스타, 계약 연장하거나 새계약 맺거나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004940) 인수 승인 보류 후 13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론스타와 계약 연장에 나설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주 내 전략 담당 임원과 은행 부행장 등이 곧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을 위해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실무진 선에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론스타는 ▲ 계약 파기 후 새 계약 체결 ▲ 기존 계약 연장 등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며 "각각의 경우에 따라 계약 조건을 달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변호사는 "상호 합의 하에 변경이 가능하겠지만 어쨌든 현재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론스타"라며 "론스타는 한국에 남든 지금 떠나든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론스타는 론스타 펀드에 투자한 개별 투자자들(LP)에게 동의를 얻어야만 재계약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투자자 설득, 계약연장을 점검하는데마 최소 1주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기존 재무적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급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그럴 수록 불리한 상황"이라며 "론스타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기존 계약보다 가격을 올리는 등 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전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을 주당 100원, 총 4조6888억원에 하나금융에 팔기로 했었다.
◇ 매각 무산되도 2조원대 이익
론스타로서는 현재 손해볼 게 없다. 계약상 오는 24일이면 론스타와 하나금융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이번 계약을 깰 수 있다. 이번 매각이 무산돼도 론스타는 2분기 1조600억원에 달하는 현대건설 매각 차익, 하반기에는 하이닉스 매각익 6000억원에 대한 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 외환은행의 올 한해 기대 수익 1조원에 대한 배당도 가져갈 수 있다.
론스타는 현재 국가투자자중재(ICSID)를 통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승인 보류가 주된 이유다.
당국에 대한 압박은 물론 계약연장에 애타는 하나금융을 바라보면서 론스타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유상 증자 투자자들을 달래고 인수 승인을 빨리 끝내야 하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론스타가 어떤 전략을 펴든 이를 달래야 하는 입장이 됐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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