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을 통째로 매각하는 민영화방안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산은금융지주가 입찰 참여 의지를 밝힘으로써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우리금융 재매각 방안은 우리투자증권과 지방은행을 분리하지 않고 일괄매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경영권 지분 매각'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입찰참가의향서 접수단계부터 최소 입찰규모를 30%이상으로 설정했으며 예보지분이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양해각서(MOU)완화 또는 해지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때 지분의 95%이상을 사야 하는 현행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주도하고 우리금융 인수합병 방식에 의한 메가뱅크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당초 산은은 우리금융 입찰 방침을 밝히면서 우리금융 일괄매각,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개정을 희망한 바 있다.
산은(159조원)과 우리금융(346조원)이 합치면 총 자산 505조원 규모의 초대형은행(메가뱅크)이 탄생하게 된다. 해외 대형은행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 글로벌 50위권 금융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아울러 수신기반이 취약하지만 기업금융에 강한 산은이 우리금융과 합치면 기업금융과 수신쪽 모두 강점을 갖게 되는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 긍정적 여론도 있다.
하지만 메가뱅크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실제 가시화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번에 발표된 우리금융 매각재추진 방안은 그동안 지적되온 것처럼 강만수 회장의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독점적 인수를 보장해 주기 위한 방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향후 우리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될 가능성을 높이게 될 산은의 우리금융인수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세계적인 은행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중국과 일본에도 메가뱅크가 있지만 이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규모가 곧 경쟁력이라는 논리가 허황된 것임을 보여준다는 것.
또 메가뱅크는 최근의 국제금융시장의 대형은행에 대한 규제강화 추세에도 명백히 배치되며 국책은행 대형화에 따른 관치금융의 폐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관계자는 "투자은행(IB)에서 제일 중요한게 창의와 자율인데 두 은행이 그런 면모를 갖췄다고 보기는 매우 힘들다"며 "결국 초대형 국책은행으로서 정부 낙하산 인사 자리를 만들어주고 사업성 없는 국책사업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