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나라당과 방통위와의 정책협의에서 당이 가입비 폐지와 기본료 인하를 공격적으로 주문하고 나서자, 이 문제가 통신요금 인하의 핵심내용인 것처럼 부각되면서 이통사들은 더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통사들은 무료통화 확대, '모듈형 요금제' 도입은 물론 블랙리스트 제도도 협의할 수 있지만 기본료 인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기본료는 향후 투자의 주요 재원이 되는데 이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업계가 기본료 인하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한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요금인하 압박이 들어온다면 차라리 통화량을 많이 주는 대신 고정적인 요금을 받는 쪽을 영업전략으로 갖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 경제 원리하고 안 맞아 안타깝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너무 동떨어진 얘기"라면서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본료를 인하해도 실제 요금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방통위가 기본료 인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에 우호적이란 것을 알고 있는 업계로서는, 설득력 있는 명분을 만들어 제시하면 기본료 문제는 큰 충격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시장 1위 사업자로서 MVNO 서비스 초기단계에서 신규사업자들에 여러 가지 지원을 하는 만큼 이를 기본료 인하와 '맞교환' 하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통신요금인하TF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가진 사업자들과 MVNO 사업을 희망하는 사업자들간에 수익배분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통사들이 저비용으로 망을 임대해주는 식으로 MVNO 활성화 대책을 제안해오는 것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MVNO 사업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상황에서 망 임대 수익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이를 기본료 인하 압박을 해소할 명분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기본료 인하 대신 정부에 제시할 '무엇'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중에는 구체적인 인하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