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해외수주 감소.."중동 불안 한 몫"

1분기 해외수주액, 현대·삼성·대림↓ 대우·GS↑
"중동 불안으로 해외 PF 조달 어려워"

입력 : 2011-05-20 오후 5:02:40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같은 대형 호재가 없었던 영향이 크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 평가 상위 5위권인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올해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해외실적을 거뒀다. GS건설(006360)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6650억을 수주해 지난해(4331억)보다 53% 가량 증가했다.
 
대우건설(047040)도 지난해 1분기 4612억원에서 올해 5881억원을 수주해 27.5% 늘었다.
 
반면, 현대건설(000720)은 올해 1조667억원을 해외에서 수주해 지난해 1분기 실적(3조8236억원)보다 72.1% 급감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분기 2조9167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025억원만을 수주해 수주량이 크게 줄었다.
 
대림산업(000210) 역시 해외 플랜트 수주가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해외 신규수주는 지난해 1분기 2420억원에서 올해 1267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에 대해 해당 건설사들은 크게 염려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와 삼성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 시공액만 56억달러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UAE)원전을 각각 55%, 45% 지분씩 수주했기 때문에 올 1분기 실적 저하는 이른바 기저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올해 SK건설이 사우디 대형 가스전 수주로 수주액이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난해 덩치 큰 것들을 수주하면 상대적으로 올해 수주액이 작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감소가 기저 효과 외에도 텃밭인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인한 발주 물량 감소도 한 몫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1분기 리비아 사태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프로젝트의 PF조달이 어려워 지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GS건설의 경우, 이집트서 수주한 22억달러 규모 정유시설 공사가 이집트 정정 불안으로 인한 PF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시공 자금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과 외국계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이 발주처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대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최근 오만에서 16억달러 규모 민자 발전소 사업을 진행하다가 파트너사가 PF조달에 실패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해외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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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