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현대증권은 자본력을 5조원 정도로 키울 예정이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 11일 토마토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IB(금융투자회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08년 5월 현대증권에 취임한 최 사장은 임기 중 현대증권의 수익을 다변화해 선진형 영업구조로 바꾸고 덩치를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최 사장은 자본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익을 통해 키울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증자를 통해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외진출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할 예정이다.
그는 "홍콩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IB영업을 키울 예정"이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자원이 풍부하고 급속하게 성장하는 신흥국 등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잊을만 하면 주식시장에 흘러나오는 현대증권의 매각 혹은 인수합병(M&A)설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최 사장은 "M&A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증권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한다"며 "현대그룹 내 현대증권이 규모를 키우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최 사장과의 일문일답.
◇ 대담 = 박동석 보도국장
◇ 정리 = 박제언 증권부 기자
- 지난해 현대증권 실적은 어땠나?
▲ 지난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지난해(2010년 4월~2011년 3월) 영업이익 2150억에 당기순이익은 2913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는 업계 1위 유지하고 있고, 영업이익으로 보자면 업계 4위 정도의 성과를 보였다. 올해는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 올해 신년사에서 브로커리지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다섯 달정도 지났는데 브로커리지 영업력은 어떤 방법으로 강화되고 있나?
▲ 상반기에 주식시장이 코스피 2300정도, 하반기에는 2400정도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관련 영업이 더욱 좋아질 걸로 보고 있다. 브로커리지 영업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관련된 펀드 등 간접상품과 랩상품, 자산관리 등 업무에 집중하면 위탁영업도 좋아질 것으로 봤다.
전반적인 주식관련 영업에 포커스를 두고 영업을 개선하겠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투자를 하는 고객들에게 가능하면 주식관련 쪽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는 의미로 (신년사에서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 임기 4년차를 맞아 현대증권은 어떻게 체질개선이 됐나? 또 앞으로의 전략은?
▲ 고객의 바탕으로 회사가 운용되기 때문에 최우선은 고객의 수익력 증대다. '고객관리에 최선을 다해라'를 제 1모토로 하고 있다. 두 번째 모토는 대외고객뿐만 아니라 대내고객, 즉 '직원의 만족도를 증대시켜라'이다. 세 번째 모토는 '회사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줘야 한다'이며, 이를 위해 사장부터 전직원이 서비스 등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 수익력 측면에서 3년전에 취임할 때보니까 브로커리지 영업이 70%정도 차지했다. 어떻게 하면 수익원 다변화, 선진 영업 구조로 갈 것인가에 초점을 뒀다. 현재는 위탁영엽 부문이 수익 비중이 47%, 선진형 구조인 PI(직접투자), 자산관리 IB영업 등이 개선돼 이런 부분이 53%정도 차지하게 됐다.이렇듯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점진적으로 현대증권은 선진형 영업구조로 바뀌고 있다.
- 자본시장법이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거대 증권사가 나오지 않았다. 현대증권은 앞으로 대형화 계획이 있나?
▲ 자본시장법이 시행된지 2년이 경과됐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 완화로 증권사들이 상품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또 증권, 선물 등 업권별로 나눠져 있었지만 증권업에서 통일해 증권업이 선물도 겸하게 됐다. 그러나 아직 자본시장법에 계정해야 될 부분도 많다. 이런 부분은 업계에서 건의를 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에서도 계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점은 증권업이 덩치(자본력)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IB(금융투자회사)와 경쟁을 위해 자본력을 키워야 한다. 현재 국내 대형사 중 자본력이 2조5000억~3조원 정도 되는 곳이 5군데 정도 된다.
앞으로 현대증권은 자본력을 5조원 정도로 키울 예정이다. 이익을 통해, 증자를 통해, M&A를 통해 자본력을 키우는 여러 방법이 있다. 이 중 현대증권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통해 자본력을 키울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키울 수도 있다. 자본력을 키워야 외국계 대형 IB들과 경쟁할 수 있다.
- 업계 간 M&A 계획은 없나?
▲ 현재 검토하지 않는다. 공기업 형태 증권사간 일부 M&A 이야기는 나온다.
- 그룹 전체적으로 M&A 설들이 시장에서 가끔 회자 된다. 이에 대해 그룹이나 사장의 밝힐 수 있는 입장은?
▲ 현대증권이 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이 돼서 M&A를 해야한다. 현대그룹내의 현대증권이 규모를 키워나가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 지금까지 현대증권의 해외진출 현주소와 향후 계획은?
▲ 현대증권 해외 현지 법인이나 지점 형태로 뉴욕(미국), 런던(영국), 도쿄(일본), 상해·홍콩(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7군데에 나가있다.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여러 경험을 했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경쟁했을 때 자본력이나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 등이 밀린다.
국내 IB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자신있는 분야, 자신있는 국가로 가야 된다. 경쟁력 있고 비교우위 지역은 아시아권이다. 아시아권이면 승산이 있다. 앞으로 홍콩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IB영업을 키울 예정이다. 기본인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IB를 대형화시키기 위해 자본력 5000만달러을 집중적으로 모아서,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권인 중국이나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투자하는 형태로 영업하려는 계획이다.
각 해외에 나가있는 5000만달러의 자금을 한데 모아 중국의 합작회사들과 투자하거나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려 한다. 올해 아시아권 중심의 IB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 7개 거점 외에 다른 해외 진출 계획은?
▲ 유망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자원이 풍부하고 급속하게 성장하는 신흥국이고 인구도 많다. 이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도 검토 중이다.
- 자문형랩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다. 그 배경과 성과는? 또 일부 대형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자문형랩은 작년부터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은행에서도 판다고 하는데 전반적으로 자문형랩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부 고액자산가만 자문형랩을 했지만 자문형랩의 유형으로 보면 어느정도 대중화된 상품이다. 이 상품에 대한 가입 기회를 중산층에게도 충분하게 줘야한다. 올해는 자문형 랩도 어느 정도 중산층에 공급되며 대중화돼야 한다.
현대증권은 상품의 구조나 서비스의 질은 차이가 없이 똑같은 수준으로 하면서 수수료를 타사대비 1.5% 낮췄다. 2월부터 최근까지 운용실적을 평가하면 현대증권이 타사대비 훨씬 낫다고 자부한다.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투자자들이 운용실적이 좋은 자문형랩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서비스와 수익률로 승부하겠다.
- 자문형랩에 믿고 투자해도 될까?
▲ 주식상품에 특징은 리스크(위험성) 크면 리턴(수익)도 많다. 투자의 철칙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문형랩에 대해 품목수를 자문사와 협의해 늘리고 있다. 과거에는 10개이내 압축형 랩을 했다면 현대증권은 여러 상담을 통해 안정된 품목수를 늘리고 있다. 랩의 종류도 성장형, 안정형, 가치형 등 여러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펀드와 유사한 형태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자문사와 상의해 랩의 구조을 짜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할 때 랩은 주식과 같은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해해야 한다.
또 최근에 나와있는 헤지펀드는 랩에 비해 수익은 낮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현대증권도 운용사들과 협의해 헤지펀드 상품을 만들고 있다. 내부에서도 헤지펀드에 대한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한국형 헤지펀드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관련 운용사와 협조해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판매 외에도 운용도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연구하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한국형 헤지펀드 허용되면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해 레버리지가 4배정도거나 투자제한을 없앤 다거나, 운용 형태도 여러가지 즉 선물에 투자하거나, 주식투자에도 롱숏전략 등의 안이 있는 것으로 안다. 헤지펀드가 허용되면 초기에는 자본력과 운용경험이 있는 운용사에 한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증권사 운용사들은 대부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헤지펀드라고 해서 절대 수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랩과 채권의 중간 정도다. 안정형도 있고 높은 수익을 주는 것도 있다. 명심해야 될 점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다.
- 작년에 5개 테마펀드 중 4개가 조기상환됐다. 성과와 또다른 상품의 출시 계획은?
▲ 올해 5호 펀드까지 출시했는데 4개 펀드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1~4호까지 넣어 13~18% 수익를 봤다. 테마펀드가 운용면에서 나름대로 자산운용사가 잘했다고 평가한다. 5호펀드를 출시해 420억원 정도 투자했다. 운용 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6호펀드는 5월말경에 출시 계획 중이다. 테마펀드를 통해 현대증권의 고객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대자산운용을 믿고 투자하면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2000포인트 시대 개인투자자들은 별로 얻은게 없는 것 같다. 증권사 CEO로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는 전략이나 조언은?
▲ 지수가 2200정도가까지 오르면서 소수 종목에 투자됐다. 화·정·자, 즉 화학, 정유, 자동차 등 세 개 업종이 많이 올랐다. 이쪽에 투자하면 이익을 많이 받고 은행·증권·건설·보험등 다른 쪽은 재미를 못봤다. 양극화 현상이 있다.
투자의 철칙은 없지만 투자자에게 권하고 싶은것은 '투자의 흐름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외국인이나 기관 등 고액자산자들이 투자하는 분야를 따라가는 것도 투자의 방법이다.
두 번째는 '분산투자를 해라. 몰빵투자 하지마라'는 것이다. 주식, 펀드, 채권 등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짜면 변화기에도 대응 잘 할 것이다. 주식만 하지말고 랩이나 펀드, 채권, 헤지펀드 등 나눠서 투자하는 게 좋다.
세 번째로는 '뇌동매매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헛된 정보를 이용해서 투자하지 말고 정석 위주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증권사에 와서 직원들과 상담하거나 전화로 컨설팅 한 후에 주식 매매를 하는 게 좋다. 실력이 있으면 괜찮지만, 실력 없으면 전문가와 상담후에 포트폴리오나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
노력하는 사람만이, 공부하는 사람만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쉽게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게 아니다. 증권업도 본인의 노력에 여하에 따라 과실이 온다. 리턴은 공짜가 없다.
- 시장은 어떻게 될지 전망은?
▲ 주식시장이 상반기까지 큰 변동이 있더라도 하방은 투자자의 수요가 강해서 2100 정도, 상단은 2300 정도로 보고 있다. 3분기에는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중단되기 때문에 7월경부터 외국인의 추세가 어떻게 될지 봐야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양적완화정책 중단으로 외국인의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 국내시장 이탈 염려가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은 MSCI가입이 6월말에 결정되면 시장은 오히려 더 좋아질 수도 있다. 3분기에 조정은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MSCI 가입 유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것이 끝나면 4분기까지는 2400 정도도로 시장이 좋아질 것이다. 국내는 기업들의 경쟁력, 특히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자동차, 화학, 정유쪽에서 1분기 실적 좋았다. 2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다.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중국 긴축이 완화되면 IT,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 건설, 금융쪽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투자할 때 증권방송이나 경제신문 등 투자정보를 많이 보고 투자를 판단해야 한다.
시장변화에 따라 현금 보유도 훌륭한 투자다. 현금도 투자종목이다. 필요할 때는, 변동성 많을 때는 현금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주요 약력
▲ 1950년 경북 성주 ▲ 대구 경북고, 서울대 지리학과 졸업 ▲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석사 ▲ 서울지방국세청 재산세국장(1997년) ▲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2001년) ▲ 재정경제부 세제실장(2002년) ▲ 중부지방국세청장ㆍ조달청장(2003년) ▲ 숭실대 경제학박사(2004년) ▲ 계명대 경영대학 세무학과 교수(2006년) ▲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2008년 5월~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