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터치)고질병 안고 뛰어오른 건설株

중소형 건설사..자금압박 덜어낼 모멘텀 필요
대형사와 중소형사 '차별화' 계속될 듯

입력 : 2011-05-27 오후 4:44:52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건설주가 상승폭을 늘리면서 시장의 기대감 또한 점증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이를 반영하고 있는데, 상승가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걸림돌은 묻힌 모양새다.
 
27일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5.75포인트(2.89%) 큰 폭 오른 204.37포인트를 기록, 이날 시장 상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25일 0.13%의 상승률에서 시작해 전일 1.79%, 이날에는 3% 가까운 급등세로 사흘째 가속이 붙고 있다.
 
'많이 밀렸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깔린 가운데, 한화건설 이슈가 투자심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한화(000880)는 전날 공시를 통해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건설이 7조5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조성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건설업체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이쯤되자 시장에선 건설업종 추세전환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반응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 '아직은 아니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현 시점에서 눈앞에 닥친 암초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PCP)이다. 건설사 유동성 리스크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는 APCP의 6월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 지금까지 100개 건설사 중 약 30사가 부실 APCP 문제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추가 부실우려가 번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부실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대형사들과의 이원화는 지속될 것이며, 당분간 주가도 해외 수주가 활발한 대형 건설사 위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소 건설사의 경우 국내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은 데다 해외 동력도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재평가(Re-rating) 받으려면 다른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대림산업(000210) 등 대형사처럼 해외 수주 모멘텀을 확보할 수 없으니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상 디스카운트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100개 건설사 중 29개사가 APCP 관련 이슈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라며 "추가적으로 3~4개 건설사가 더 포함될 수 있어 아직 우려가 말끔히 해소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선임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APCP가 부담요인이 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권에서 얼마나 지원에 나설 지가 관건"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부실문제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5.34%)과 대림산업(+3.5%) 등 대형주가 업종 상승을 견인했지만, 현 시점이 추세전환의 신호탄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APCP의 경우 롤오버(만기연장)가 안될 테니 중소형사들에겐 단연 부담일 것"이라며 "다만 레버리지(부채비율)가 높은 건설사 다수가 그룹 계열인 만큼 그룹차원의 지원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사 구조조정이 조만간 예정돼 있으니 곧 해답이 나올 것"이라며 "부실회사는 정리되고 나머지는 유동성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차츰 바닥다지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찌보면 이번 구조조정이 살아남을 업체들에게는 경쟁력 강화의 기회요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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