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와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매매 계약 연장에 대해 인수주체인 하나금융이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이미 지난주 중반 "주말쯤 (계약 연장 관련 구체적 내용을) 알 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주말을 넘긴지 사흘이 지났고, 협상 진행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계약 연장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이나 예측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져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양쪽 가격 인식 차 커지나"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현재 진행 중이다", "아직 알려진 게 없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일각에선 당국의 승인이 필요 없는 외환은행 지분 10%를 하나금융이 사들이는 조건으로 계약 연장에 나섰다는 얘기가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있진 않다.
이처럼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계약 연장 협상이 길어지는 첫째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양측의 가격 차이 때문.
앞서 지난 23일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치로 나타내자면) 론스타와 95% 정도 의견 접근을 봤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론스타는 현대건설 매각대금 약 8000억원(세후)이 지난달 외환은행으로 유입된 만큼 매각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계약 당시 외환은행 주가가 1만2000~1만3000원이었으나 현재 9000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맞섰었다.
결국 양측이 계약 연장 과정에서 가격 조율이 쉽게 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협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작스런 적격성 심사 대두
당국이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심사에 다시 나선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0일 "은행은 반기 말을 기준으로 정기적격성 심사에 들어가게 된다"며 "조만간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는 6개월이 소요되지만 론스타의 경우 펀드 내 자산 비중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론스타를 금융자본으로 판단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26일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 "론스타는 일본내 4조원에 가까운 골프장을 가진 산업자본"이라고 폭로하면서 "당국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즉각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자본으로 판명될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 가운데 4%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고 10% 이상은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돼 41%를 강제매각해야 한다.
론스타로서는 하나금융에 제값을 받고 외환은행 지분을 팔기 어려워질 수 있다. 때문에 양측이 돌발적으로 터질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염두에 두다보니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의 유상증자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조바심을 내고 있다. 유상증자에 나섰던 한 투자법인의 관계자는 "협상 결과에 대해 (하나금융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없다"며 "강제매각으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싸게 사들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