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지식경제부가 지난 2009년 3월 신성장동력 펀드로 조성한 '버릴-KB(Burrill-KB) 바이오 메디컬 펀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1000억원 결성을 목표로 했던 펀드 조성이 76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운용사 문제로 펀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 100곳, 투자검토 신청
지경부는 이미 지난 2월 국내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요청신청서를 배포하는 등 '버릴-KB(Burrill-KB) 바이오 메디컬 펀드'에 대한 적극적인 소개를 진행한 바 있다.
이 펀드의 자금 지원을 신청한 국내 기업은 100여곳이 넘는다.
당초 정부와 1000억원의 결성을 목표로 했던 '버릴-KB(Burrill-KB) 바이오 메디컬 펀드'는 1차 펀드 바이오 분야 운용사인 KB인베스트먼트와 버릴앤컴퍼니 컨소시엄이 지난 2009년 8월 펀드 결성을 완료했고, 지식경제부와
대웅제약(069620) 등이 LP로 참여하기로 했다.
당시 국내 운용사(GP, General Partner)인 KB인베스트먼트가 700억원을 먼저 조성하면 버릴앤컴퍼니가 해외 자본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었다.
◇ 버릴앤컴퍼니, 해외자금 유치 실패
이에 따라 지경부가 200억원, KB 270억원, 대웅제약 20억원, 미국계 회사 60억원 및 버릴이 210억원을 출자했고, 버릴 측에서 나머지 추가 운용 자금을 해외에서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버릴앤컴퍼니 측이 현재까지 추가 출자를 받지 못해 실질적인 펀드의 투자를 집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 펀드의 투자를 받기로 했던 카이노스메드의 경우, 1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지만, 받지 못했다.
국내의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해외의 벤처캐피탈은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할 경우, 10억원 정도만 운용사가 출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외부 자금을 통해 조달받는 상황"이라며 "버릴의 경우 한국만을 위해서 큰 금액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현재 해외 자금 조달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한국은 아시아 내에서도 중국이나 일본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바이오 투자위해 펀드 취지 살려야"
가장 타격이 큰 쪽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정부 차원에서 신성장분야인 바이오 분야 펀드가 조성돼 업계 전반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컸다"며 "'버릴-KB 펀드'가 투자 기회를 여러번 놓쳐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펀드가 흐지부지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계약 관계 등의 이슈가 남아있더라도 펀드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