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폐지하면 3년 후 집값 11% 하락"

찬, 주택거래 활성화 위해 지금이 '적기'..장기적 집값 '안정'
반, 집값 안정은 '궤변'..주택자산 양극화만 늘어

입력 : 2011-06-13 오후 6:03:16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서 분양가상한제 폐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는 건설경기 불황의 해결방안으로 상한제를 전면 폐지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3개 주택건설단체는 정책토론회를 열고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주장했다.
 
◇ 주택거래 활성화 위해서 폐지는 지금이 '적기'
 
이들 단체는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돼야 하며, 시장여건상 지금이 적기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발표자로 나선 정창무 서울대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실시는 현재 심각한 수준인 주택거래 위축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주택가격이 정상적으로 상승하지 못해 실수요는 줄고, 결국 전세난까지 일으키는 등 악순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지난 2007년 9월 집값 안정화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정 교수는 이 제도가 주택거래를 오히려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분양가상한제 도입전인 전국 아파트거래량은 2006년 11월 9만여건에서 지난달 4일 5만5000여건으로 37.9%나 감소했다.
 
정 교수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고 부동산시장이 공급자우위에서 수요자우위로 재편됐다"며 "지금이 시장여건상 폐지할 적기"라고 말했다.
 
단 주택사업 성공을 위해 건설사들이 저렴한 분양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자발적 풍토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되면 3년 후 집값 11% 하락..집값 안정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공급확대를 통해 서울이 11분기 후 11%정도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한제 폐지는 단기적으로 분양가격과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 공급이 확대되 가격 안정성이 도모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주택가격의 안정세 유지와 시장 침체를 감안했을 때 상한제 폐지로 인한 부작용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막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권 박사의 의견처럼 3년뒤에 가격하락 효과가 나올텐데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주저할 수 있다"며 "그러나 포퓰리즘 관점이 아니라 3년 후 집값 안정을 시킬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의 관점을 따진다면 논란 조차 필요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와 여당 의원도 반시장적인 규제를 폐지해 주택시장을 활성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완철 한화건설 상무는 "최근 발생하는 전세대란의 문제 역시 공급부족의 문제"라며 "전면적으로 폐지해야 하지만, 어렵다면 재개발, 재건축을 포함한 민간택지에서만은 꼭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도 "지금 이렇게 반시장적이고 아파트를 짓도록 하는 투자를 꺾어버린 분양가상한제는 불행한 정책"이라며 "상한제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건설업자들의 손발을 묶어서민들에게 선택권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집값 안정은 '궤변'.. 주택자산 양극화만 늘어날 것
 
그러나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분양가상한제는 분명 주택안정시장과 주거복지기준에 기여했다"며 "폐지로 인해 아파트 값을 오르게 하는게 사회규범에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분명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집값이 상당히 뛸 것"이라며 "오랫동안 청약에 기여하며 내집 마련을 해온 사람들의 기대감 좌절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택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서울지역, 특히 강남3구는 위험해 장기적으로 주택자산에 대한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고설명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팀장은 "상한제 폐지하면 집값이 안정된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고 지금 풀어주면 집값이 폭등할 경우 다시 도입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폐지 찬성론자들은 공급이 위축된 것이 상한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지금까지 투기적인 공급을 해왔고, 너무 비싸게 받아왔기 때문에 매매자들이 등을 돌린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유리한 분양가를 책정해 공급자 위주의 시장 가격을 조율하는 건설업계에 힘을 싣어주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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