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김상택 MK트렌드 대표 '소비자의 사랑을 훔쳐라'

입력 : 2011-06-21 오전 8:21:28
[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광고인들의 필독서인 캐빈 로버츠의 ‘러브마크’에는 “기업을 사랑하도록 광고를 만들어 소비자들로부터 이성을 뛰어넘는 충성도를 끌어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갤럭시S가 아이폰을 못 꺾는 이유가 ‘애플빠’에 있다고 분석되듯, 기업은 소비자의 사랑을 먹어야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
 
대개의 기업은 사랑을 받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모델을 선택한다. 그러나 모델이 곧 소비자의 사랑이고 매출인 업체가 있다. 트렌드 한 가운데 선 패션기업, 엠케이트렌드(069640)다.
 
지금까지 ‘남다른 안목’ 덕에 무럭무럭 자라온 기업, 엠케이트렌드의 김상택 사장(사진)을 만났다.
 
◇ 남다른 안목에 매출도 '승승장구'
 
“우리 옷에 잘 어울리는지, 이미지와 피팅 등 기본적인 것을 봅니다” 남다른 안목의 비결을 묻자 의외로 교과서적인 답변이 나왔다.
 
비, 박진영, 최필립, 제시카 고메즈, 신세경, 장윤주, 박민영까지. 그는 각기 개성이 다른 이 스타들을 유명세를 타기 전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 당시와 현재 스타 몸값만 비교해 봐도 꽤 값나가는 재테크다.
 
김 사장은 “패션사업이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모델을 고를 때 관련 팀이 모두 모여 현재 이미지와 피팅은 물론, 앞으로 성장할 연예인인지 출연 예정작까지 확인한다”며 “연예인 사이에 우리랑 광고하면 뜬다는 속설이 있다”고 귀띔했다.
 
모델 선정에 대한 열성 덕에 지난해에는 ‘신세경’ 버커루 광고로 여성 매출 비중을 성장시켰다.
 
김상택 사장은 “작년에 신세경이 버커루 광고를 찍은 이후 남성 고객과 여성 고객의 매출 비중이 기존 7대3에서 6대4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남성 매출이 줄지 않은 상태에서 온전히 여성 매출 신장만으로 비중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버커루 매출은 2009년 678억원에서 지난해 871억원으로 1년 새 약 24% 늘었다. 잘 뽑은 모델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엠케이트렌드는 차기 모델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역, 차승원을 선정해 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처럼 모델을 통한 이미지로도, 매출로도 ‘버커루’는 엠케이트렌드의 효자 브랜드다. 지난해 기준 단일 브랜드 매출액 871억원으로 대표브랜드인 TBJ의 825억원보다 높았다.
 
카우보이를 뜻하는 브랜드 명칭(BUAKROO)처럼 자연스러운 워싱이 특징인 ‘버커루’는 지금은 연예인들이 CF하고 싶어 하는 ‘프리미엄 진’이지만 처음에는 백화점 관계자들이 안 된다며 고개를 내저은 ‘국산 청바지’에 불과했다.
 
김 사장은 “백화점 관계자들이 처음에는 외국브랜드가 자리 잡은 시장에서 국산 청바지가 성공할 수 없다고 말렸다”며 “고객 반응을 보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먼저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어보라고 제안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 고객 파악 먼저..16년간 사랑받은 TBJ 비결
 
지금까지 엠케이트렌드를 존재하게 한 일등 공신은 'TBJ'다. 사명도 처음에는 'TBJ'로 지었다.
 
1995년 3월 태어나 올해로 16살인 'TBJ'가 변화무쌍한 패션시장에서 16년 간 10대를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비결은 뭘까.
 
김 사장은 “고객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니즈를 잘 파악하고 가격도 저렴했던 것이 어필했다”며 “10대~20대 초반에 TBJ의 의류를 사 입었던 소비자들이 자녀들에게 또 TBJ를 사주는 선순환이 지속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꾸준한 고객의 사랑과 청바지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김상택 사장은 최근에는 스포츠 의류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는 8월 론칭 예정인 스포츠 브랜드, NBA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미 품평회를 통해 품질력을 인정받았다며 백화점 관계자가 “올해 F/W 시즌에 신규 론칭하는 브랜드 중 가장 상품력이 좋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NBA는 스타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엠케이트렌드의 신규 브랜드답게 미국 NBA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다니엘 헤니가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가격대는 버커루와 비슷한 수준이다.
 
◇ 'PAS시스템'과 'MU장' 통해 빠른 재고 배분
 
엠케이트렌드의 성장에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재고관리도 한몫했다. 재고와 이월상품이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의류사업에서 엠케이트렌드의 재고 관리는 타 업체가 찾아와 배워갈 정도다.
 
김 사장은 재고관리의 핵심 요소로 ‘PAS시스템’과 ‘MU장’을 꼽았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엠케이트렌드의 물류센터는 PAS시스템을 통해 상품을 낱개 단위로 분류한 후 매장별 빠르고 적절하게 배분함으로써 판매 증진에 도움이 된다.
 
특히 매장 관리자격인 MU(Market Unit)장을 현장에 배치, 실시간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재고를 배분하게 했다. 판매 직원에게 매 분기마다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공급해 스마트 워크가 가능하게 한 것도 엠케이트렌드의 특징이다.
 
김상택 사장은 이 같은 장점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매출액이 계속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배 정도 성장할 것”이라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케이트렌드의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98억원과 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약 20%, 50% 성장했다.
 
상장 당일 주가 예상치를 묻자 “시장이 우리의 가치를 알아서 잘 판단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주주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고 웃는 김상택 사장의 얼굴에는 회사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엠케이트렌드는 오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1만1000원이고 지난해 매출액은 2114억원, 당기순이익은 131억원이다. 공모 청약 당시 경쟁률은 325대1이었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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