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특별판매상품,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이미지가 나빠진 상태라 고객들의 예금은 줄고 있지만, 당국으로부터 하반기 구조조정에 대비해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금리를 통한 무리한 예금 유치가 부실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연 6%' 주는 저축銀 특판상품도 출현
우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을 겪었던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프라임저축은행은 '고객감사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기간은 지난 14일부터 500억원 한도 소진시까지다.
4개월 이상~6개월 미만시 연 5%의 금리를, 13개월 이상~18개월 미만시 연 6%의 금리를 준다.
제일저축은행(024100)은 지난 9일부터 3~5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3.7%에서 4.5%로, 6~11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4.6%에서 5%로 올렸다.
이밖에 기념 특판상품, 공동구매 상품 등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이 있다.
신라저축은행은 지난 13일 분당 지점 이전 1주년을 기념해 연 5.5%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3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공동구매 정기적금'을 지난 14일에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5.6%이지만 가입 계좌수에 따라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금리는 6%에 달한다.
◇ 저축銀 예금금리 '상승 전환'..앞으로 더 오를 듯
저축은행의 이번달 예금금리는 21일을 기준으로 평균 4.89%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0.11%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0.74%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1~3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4~5월 하락했고 이번달에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의 경우 1~3월까지 5%를 유지하다가 4~6월 점진적으로 하락해 6월 예금금리는 평균 4.15%였다.
<저축은행 예금금리 추이>
(출처: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이미지가 안 좋아진 상태에서 고객들이 감정적으로 동요해 예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당국에서 하반기 영업정지와 뱅크런에 대비해 유동성 강화를 지시한 상황이라 금리를 올려서라도 예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금리 상승에 지난 13일 있었던 기준금리 상승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시각이 다수다.
거시적으로는 기준금리와 저축은행 금리가 연동하지만 저축은행 개별 자금 수급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발표 전부터 지난 달 18일을 기점으로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저축은행 금리 또한 곧 상승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금리를 결정할 때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시중은행의 금리"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저축은행도 금리를 덩달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 높은 금리, 높은 위험이 될 가능성은?
금융당국은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증가한 저축은행 예금이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영업중인 98개 저축은행의 예금은 올해 2조원(약 3%)가량 줄었다.
이때 고금리 특판과 예금금리 인상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으로 작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만기도래시 이자지급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무리한 예금 유치로 역마진이 일어날 수 있다.
과중한 이자 부담은 결과적으로 저축은행 부실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고, 역마진은 중장기적인 수익성 악화와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은 방어적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며 "무조건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면 출혈이 일어날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자산 규모를 늘리기보다 유지하는 차원으로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금리 상승기조에 있는 만큼 지금 금리를 올려 선제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소액대출과 같은 서민금융 지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운용을 하기 때문에 역마진의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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