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손해보험사가 화재보험 판매를 위해 지출하는 사업비 규모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사업보다는 부수적인 업무에 고객들이 낸 보험료 대부분이 지출되는 셈인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다.
21일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손보사가 판매하고 있는 화재보험의 사업비는 53.29%로,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가령, 고객이 보험료를 100원 냈다고 하면, 이 가운데 53원이 보험 판매 등을 위한 비용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다른 일반 상품과 비교해봐도 그 규모가 과다한 상황이다. 특종보험의 경우 평균 사업비는 25.2%, 해상보험의 경우 30.74%다. 화재보험만 유독 사업비 규모가 이들 상품에 비해 17~22% 가량 높은 것이다.
반면, 고객들이 낸 보험료 중 지출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은 화재보험의 경우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07년에 46.14%를 기록한 손해율은 지속적으로 감소, 2009년에 34.62%, 2010년 3분기에는 24.19%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화재보험 영업수지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수지 개선에도 불구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사업비에 사용하면서 고객들의 보험료 인하에 대해선 ‘나 몰라라’하는 상황인 모습이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은 “화재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큰 물건의 경우 손해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보험사의 경쟁 등으로 일명 리베이트 등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며 “금융당국의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어 “손해율이 상당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에게 적정보험료를 제시해야 하는 보험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즉각적인 보험료 인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