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변화와 재앙의 두 갈림길.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 29일 재정긴축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앞두고 자국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다행히 그리스 의회는 긴축안을 통과시켜 국가부도 위기를 넘겼다. 그리스는 이제 그가 말한 '변화의 길'에 들어선 것일까.
◇ "실현 불가능한 계획"..그리스 남은 과제 '산적'
그리스는 앞으로 유럽연합(EU)와 국제통화기금(IMF)등으로부터 120억 유로를 추가 지원받게 되면서 일단 부도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선 그리스 내의 여론이 이미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 29일 그리스 시민들은 살인적인 재정감축안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와 과격 시위를 벌였다. 게다가 노동계는 파업을 시작해 시내 곳곳에선 정전사태와 대중교통이 운행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재정긴축안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긴축안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오는 2015년까지 국내총샌상의 12%에 달하는 총 280억유로를 확보하기 위해 지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여야 한다. 또 국가자산을 민영화 해 총 500억유로를 벌여들여야 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는 렉스 칼럼을 통해 "500억유로의 국유 자산 매각이 그리스 중기 재정전략의 성패를 쥐고 있지만 이는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긴축안이 차질없이 이행되더라도 2015년 정부부채는 여전히 GDP 대비 100%를 훨씬 웃도는 수준에 머문다는 것도 문제다. 언제든 디폴트 상황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 정부의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57%에 달한다.
결국 그리스는 이번 위기의 원인인 탈세와 방만한 공공부문을 개혁해야 한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일부 공기업을 민영화하거나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자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리스 세부 법안 표결..유로존, 내달 3일 지원 최종 결정
한편 그리스 의회는 오늘 오후 의회에서 긴축안의 세부방안을 표결될 예정이다. 어제 재정안이 가결된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내달 3일 유로존은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구제금융 5차분 집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로존의 지원에도 불구, 그리스 디폴트는 피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즈는 "그리스가 "불가피한 것(inevitable)"을 피하기 위해 "불가능한 것(impossible)"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앞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든 그리스는 '불가피한' 디폴트를 맞게 될 가능성는 크다는 지적이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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