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가장 기본적인 보고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고 전반적인 인력배치도 비효율적으로 분사돼 있어 관제시스템이 있어도 위험요소가 많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26일 중국 고속열차 대참사 이후 우리나라 고속철도(KTX)의 비효율적 인력배치와 관제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중국사고 경우 초보적 수준의 관제시스템 오류"라며 "이번 참사는 관제시스템 미숙으로 인해 위험상황에서도 열차제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중국에서 발생한 고속철도 참사의 원인이 낙뢰로 인한 '관제체계 마비'로 알려진 이후 우리나라 고속철도(KTX)의 관제체계, 대낙뢰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철도관련 전문가들이 KTX 운영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KTX 관제시스템의 미숙한 운영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관제시스템 운영에 대한 재점검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열차가 낙뢰를 견디는 기술력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과거의 저속열차 관제시스템에서 보다 정밀하고 정확성을 요구하는 고속열차 관제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인만큼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낙뢰가 열차에 이상을 주는 초보적 수준의 기술력은 넘어섰지만 초를 다투는 관제가 필요한 고속열차의 관제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코레일은 지난 24일 "우리나라 고속열차는 선행열차가 운행중 정차하는 등 전방 구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6㎞ 전방에서부터 열차속도를 줄이게 되며, 지정된 속도를 초과하거나 정지신호를 무시하면 자동으로 비상 정지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레일의 이같은 주장은 관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전제 아래서 성립되는 논리다.
이와 관련 철도노조 관계자는 "확률적으로 한국에서 낙뢰에 의한 열차사고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열차사고의 원인이 꼭 낙뢰라는 법이 없다"며 "고속열차 관제시스템의 안정화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도 "일반적으로 관제시스템은 열차의 성능, 부품, 유지·보수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문제"라며 "아직 안정화가 덜 된 국내 고속열차 관제시스템에 대해 확신하는 것은 솔직히 무리가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어떤 형태의 자연재해가 발생할지 모르는데다 최근 선로전환기와 컨트롤러 등의 문제로 코레일 관제시스템의 결함과 운영미숙 등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프랑스에서 KTX(1호)를 들여오며 프랑스의 관제시스템까지도 수입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자체만 놓고 보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실질적 문제는 관제시스템의 실질적 운용이 완전 자동화된 체계로서의 운용이 아니라 선로·신호체계, 보수·정비와 같은 인적 요소와 함께 이뤄진다는데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광명역 KTX 탈선사고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경우 관체체계의 3요소인 선로보수·유지팀, 신호보수·유지팀, 관제팀이 모두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가장 기본적인 보고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고 전반적인 인력배치도 비효율적으로 분사돼 있어 관제시스템이 있어도 위험요소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KTX 열차자동제어시스템은 철저하게 관리·운용되고 있다"며 "관제시스템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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