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이달 초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 대비 소폭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분기 국제회계(IFRS) 연결기준 매출액이 39조44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75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감소했고, 순이익도 18% 줄어든 3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일 발표된 실적 가이던스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조원과 3조7000억원이었다.
이는 기존보다 하향조정된 시장 예상치인 매출 40조원과 영업이익 3조6000억원에 부합하는 결과다.
글로벌 경기 불안정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며 주요 제품의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전년 대비 실적 악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메모리 수요 둔화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반도체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1600억원과 1조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39%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9.6%에 그쳐 전년보다 11.3%포인트 떨어졌다. 계절적 비수기와 D램 가격 하락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이 초래한 결과다.
디스플레이 패널(DP)부문은 매출이 7조900억원으로 전년보다 9% 줄었고, 영업손실은 210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LCD 패널의 판가 하락과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다만 통신부문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12조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큰 폭 늘었고, 영업이익도 0.56% 증가한 1조6700억원에 달했다.
디지털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700억원과 5100억원을 기록해 매출이 5%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41.6% 증가했다.
TV와 생활가전에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향상됐다.
2분기 설비투자비용(Capex)은 약 5조6000억원으로 상반기에 총 11조2000억원을 집행했다.
사업부별로 반도체부문 투자의 일부 증가, LCD부문의 일부 감소가 점쳐지지만, 올해 전체 규모인 23조원엔 변동이 없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사업이 부진했지만 DM&A부문은 우려했던 바보다 이익이 많이 났다"며 "낮아진 눈높이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한 통신부문에 대해 "애플 등과의 특허전쟁으로 충당금만 안쌓았다면 훨씬 더 실적이 좋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제는 3분기"라며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만 나와줘도 좋을 텐데, 현재로선 상황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하에서도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