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빈센트 라인하트과 도널드 콘 전 FRB 이사는 "미국 경제가 수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 치우며 상승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지표는 부진하게 나타나 문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의장도 지난달 "미국 경제의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며 "경제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8.8로, 전월의 61.1에 비해 하락했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7월 비제조업지수도 52.7로 내림폭을 기록한데다 오는 5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고용관련 지표가 호전될 가능성은 낮아 경기 둔화에 대책을 마련할 연준의 선택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연준, '3차 양적완화 카드' 최선일까
빌 그로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 든 것은 아니지만 ‘티핑포인트(극적인 전환의 순간)’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부채 문제에 얽혀 있는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은 제3차 양적완화 뿐이라는 분석이다.
존 리차드 RBS 상임 전략가도 "3차 양적완화를 도입하기에는 이른 시기지만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연이어 발표되는 실망스러운 고용지표와 시장 예상을 밑도는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인 1.8%를 밑도는 1.3%를 기록했다. 또 9%대의 높은 실업률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고용 시장 침체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 물가와 인플레, 두 마리 토끼 잡는 '카드' 필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3차 양적 완화가 수출업계에게는 호재가 되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추가 통화 확장 조치에 대한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줄리아드 코로나도 BNP파리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는 정부 목표치를 넘어섰지만 경기성장률은 목표치에 못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 부채의 중점인 재정건전화는 재정지출 축소로 이어져 경기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큰 그림에서 보면 연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 안정이지만 문제는 두 과제가 서로 충돌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고용 시장에 정책의 방향이 기울 경우 인플레이션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피터 피셔 블랙록 채권 담당 글로벌 대표는 3차 양적 완화를 제외하고 "연준의 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전했다.
앞서 버냉키는 양적 완화와 함께 은행 초과지준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 보유 국채 만기의 장기화, 저금리기조 유지를 통화 부양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로베르토 페를리 전 연준 재무부문 부책임자는 "지난 1분기 경기 성장률은 거의 제로(0)에 가까웠다"며 "이번 FOM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OMC에서 초과지준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가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주요 외신들도 "연준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보유 국채 만기의 장기화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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