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잇단 수주 배경엔 '조기건조' 능력

그리스 이코노무사-LNG선 4척 ·현대상선-컨선 5척

입력 : 2011-08-10 오후 4:45:40
[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지난달 29일 그리스 이코노무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을 수주한데 이어, 10일 현대상선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현대상선이 발주한 컨테이너선 수주가 가능했던 것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009540)의 '신경전' 영향도 있지만 대우조선의 최근 수주는 선주사들이 원하는 '빠른 납기'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측은 이번 수주와 관련해 10일 "대우조선이 가격과 인도시기 면에서 가장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대우조선해양에 LNG선을 발주한 그리스의 이코노무 그룹은 그동안 삼성중공업(010140)과 주로 거래하던 선주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기인도'가 가능한 조건 때문에 시장 거래가보다 5.5%가량 높은 가격에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선주사의 요구대로 조기 인도가 가능한 이유는 '탄력적인 도크운영
능력' 때문이다.
 
현재 대우조선은 옥포조선소에 드라이도크 2기와 플로팅도크 4기를 갖고 있다.
 
드라이 도크(Dry dock)란 갑문으로 바닷물을 가두거나 빼내는 기능이 있는 선박 건조 작업장으로 물을 빼낸 상태에서 건조가능한 도크를 지칭하고, 플로팅도크(Floating dock)는 선체를 물 위에 띄워서 건조하는 작업장을 말한다. 
  
현대중공업(009540)이 드라이도크 11기(울산 10기, 군산 1기), 삼성중공업이 드라이도크3기, 플로팅도크 4기를 갖고있는 것과 비교하면 빅3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수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빅3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육상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다.
 
도크가 아닌 육상의 '해비존(Heavy Zone)'이라는 곳에서 선박을 건조한 뒤 바다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선박의 무게 때문에 땅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대우조선 해양은 해비존주변에 400톤까지만 지탱할수 있도록 3m*3m규모의 구획을 나눠 블럭을 옮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때 골리앗크레인이나 3600톤급 해상 크레인이 사용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주로 해양플랜트나 석유시추시설인 세마이리그(Semi-Submergible Rig) 같은 해양 제품을 만들 때 육상건조 방식을 택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능력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특히 2008~2009년 외환위기 당시 선주사들이 계약을 취소하려던 것을 '연기'쪽으로 유도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관계자는 "당시 납기일 연기 계약으로 급한 물량을 미리 도크스케줄에 채워 넣을 수 있다"면서 "영업사원들이 조선소 도크 스케줄을 늘 머리속에 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와 약 2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재기화운반선(LNG-RV)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브라스는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브라질을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으로 만들기 위해 5년에 걸쳐 2247억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페트로브라스는 2013년 생산 시작을 위해 해양플랜트 28기 발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2010년 4월 인도된 벨기에 엑스마(Exmar Marine NV) 社의 LNG 재기화운반선(LNG-RV) ‘Expedient’.
 
뉴스토마토 지수희 기자 shji6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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