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지난 2분기 실질가계소득(물가상승을 반영한 가계소득)이 전년동기에 비해 겨우 0.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실질 소비지출은 이보다 높은 0.9% 증가해 물가급등으로 인해 사실상 소비로 나가는 돈이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소득(물가상승이 반영 안된 가계소득)도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7% 늘었지만 지출이 4.3% 늘어나 결국 늘어난 소득만큼 더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통계청은 19일 ‘2011년도 2분기 가계동향’을 발표하고 2분기 가계소득은 월평균 371만3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실질 소득 증가율은 0.5%였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30만4000원으로 작년에 비해 4.3% 증가했고 실질로는 0.9% 증가했다.
◇ 식료품·연료비·교통비·통신비, 물가상승 탓에 지출↑
특히, 식료품과 주거·수도·광열비, 교통비와 통신비 등이 지출증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료품 부문 물가가 7.5% 증가한 탓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은 32만1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24만1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3%가 늘었다.
이 중에서도 연료비의 경우 실질 소비는 줄었지만 물가상승률이 컸기 때문에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통계청 관계자는 내다봤다.
교통 지출 역시 30만1000원으로 기록돼 전년동기대비 10.8% 증가했다.
연료비 물가 상승으로 운송기구연료비가 9.7% 늘었고, 자동차 구입도 23.3% 증가했다.
통신비 역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해 가구당 14만1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통신서비스(0.8%)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는데 통신비 인하는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데이터 이용 등 사용량 증가로 실질증가폭은 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건비 지출은 14만8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2%가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보건비 항목은 그동안 노령화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가파르게 유지되다가 기저효과로 인해 2분기에 이례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 서민은 제로섬게임
물가상승으로 각종 지출이 늘면서 소득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80% 소득 계층은 여전히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1분위~5분위까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다.
2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도 301만3000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4.4%가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도 작년 2분기보다 4.6% 증가했다. 금액으로 치면 70만9000원이다.
그러나 소득수준 상위 20%인 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5.3% 늘었고, 수득수준 하위 20%인 1분위는 0.9% 증가해 소득양극화의 모습을 드러냈다.
또, 전국가구(2인 이상) 적자가구 비율도 증가했다.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6.2%로 작년 2분기 25.8%보다 0.4%p 늘었다.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감소한 이후 지난해 4분기와 지난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각각 0.8%p, 1.4%p씩 늘어 적자가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분위 적자가구 비율은 감소한데 반해 2분위와 4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이 각각 2.3%p, 4.7%p씩 증가했고 1분위는 보합세를 보였다.
김신호 통계청 사회통계국 과장은 “중간소득계층의 적자가구 비율이 증가한 것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출도 미리 늘리는 경향 탓도 한 요인일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