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지난 7월 전세계 상선 발주가 2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던 국내·외 조선업계가 여름 휴가라는 계절적 요인과 상반기 발주 쏠림의 영향 아래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3일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월간 상선 발주량은 67척, 157만854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자 2009년 11월 이후 20개월만에 최저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6월 상선발주량보다 53%(이하 CGT기준) 줄어든 것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60% 이상 축소된 규모다. 지난해 7월 한달 간 전 세계 조선업계가 수주한 상선은 420만CGT(190척)에 달한다.
전세계적인 상선 발주량 급감의 영향은 한국 조선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달 수주한 상선은 100만6007CGT(19척)을 기록해 전년 동기 199만9011CGT(55척)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주량 급감의 원인을 ▲ 여름휴가 계절적 요인 ▲ 상반기 수주 쏠림 등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요 고객인 유럽 선주사들의 여름 휴가는 한 달 이상으로 매년 여름에는 부득이하게 비수기가 형성된다"며 "특히 올해는 여름휴가 전에 선박 계약이 마무리됐다는 점도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선주사들의 상빈기에 선박 발주를 집중한 영향으로 하반기 초기인 7월에는 발주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유럽발 국가재정 위기, 미국 재정적자 등 세계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는 상선 부문의 열세를 해양플랜트 부문이 충분히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수주는 양보다 질에서 고가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