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커지자 증권업계도 자사주 확보를 통한 경영권 안정과 기업가치제고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이들 기업들이 하락장세속에서 시장에 안정적인 시그널을 제공함과 동시에 성장성에 대한 담보를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은 시장의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 폭락장 해법, 자사주 매입 '이번엔 별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장섭
유화증권(003460) 명예회장은 보통주 33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7일 보통주 140주와 우선주 100주를 장내매수 한데 이어 이달들어 벌써 두번째다.
이로써 윤 명예회장의 보유 주식은 보통주 158만2903주과 우선주 77만5465주 등 총 234만8368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5.90%에 달한다.
원국희
신영증권(001720) 회장과 원종석 사장도 지난 11일 각각 자사주 600주, 1000주씩 자사주를 장내매수했고 정회동 #NH증권 대표도 미국발 신용등급 하락의 후폭풍이 나타난 직후인 지난 11일 2만9000주의 자사주 취득에 나서왔다.
특히 자사주 매입의 달인으로 불리는 권성문
KTB투자증권(030210) 회장도 17일 보통주 2만5000주를 사들이며 증권 CEO의 자사주 매수세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기대 심리가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차가웠다.
유화증권의 경우 장내매수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18일 반짝 반등세를 보였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23일 현재 전날보다 0.40% 떨어진 1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영증권도 자사주 매입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4거래일째 하락세를 지속하다 23일 0.34% 오른 2만9800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 낮은 증권사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회사의 성장성을 어필하며 반등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전체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선 회사의 성장성을 어필해도 반영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 오너체제 '폭락..오히려 기회다'
올들어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수열기가 뜨거운
대신증권(003540)의 경우 폭락장을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지난 11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주씩 보통주 총 1000주를 매입하며 총57만7360주로 전체 주식의 0.66%를 차지했다.
증시폭락이전인 지난 3일 이 회장과 노정남 사장은 각각 보통주 100주씩 장내매수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올해 2월부터 23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총 2만777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노 사장은 총 3500주를 확보하며 경영권 강화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양홍석 부사장도 올해에만 4차례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전체 발행주식의 6.50%인 총 38만4300주의 자사주를 확보했다.
양 부사장이 이사장직을 맡고있는 대신송촌문화재단과 이 회장의 장녀인 양정연 동경사무소부소장도도 각각 2만8000주, 2000주를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경우 시장 폭락 이전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을 고려하면 위기상황에서 회사의 가치 저평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것보다 이후 회사의 외형적 확대에 따른 경영권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며 "저축은행 인수 등 이후 성장에 대한 경영진의 낙관적 전망과 투자가 저가매수의 기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경우"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은 안정성을 극대화할 순 있지만 기업 폐쇄성을 높일 수 있고 자사주 매입이란 해법이 중장기 기업 성장에 플러스 요인이 되긴 어렵다"며 신중한 접근도 요구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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