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제조업 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에 국제유가 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또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리비아의 원유 생산이 다시 본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얘기도 함께 나오고 있다.
◇ 리비아 원유생산, 내전 이전 수준 회복할까?
지난해 리비아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60만배럴에 달했지만 최근 6개월 동안에는 6만배럴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반군 소속 아라비안걸프오일컴퍼니(AGOCO)가 3주내로 내전이 일어나기 전 수준의 원유를 생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GOCO는 2주동안 원유 생산량을 하루 18만배럴로 늘리고, 리비아 총 생산량도 두 달 안에 하루 50만 배럴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석유 과잉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비아 정권 붕괴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2일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0.26달러(0.24%) 하락한 배럴당 108.36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그간 리비아의 원유가 시장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20달러가량 인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월가, 국제유가 전망 줄줄이 하향
공급 뿐 아니라 세계 경기 악화로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감도 국제유가의 전망 깎아내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원유 가격전망을 기존의 배럴당 109달러에서 10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BNP파리바도 올해와 내년 유가 전망치를 각각 12달러와 10달러 내린 98달러와 107달러로 내려잡았다.
모건스탠리도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20달러에서 116달러로 수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말까지 리비아 원유가 하루에 30만~60만배럴 수출되면 브렌트유의 가격이 4~6달러정도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 원유 생산 재개, 시간 걸릴 것
리비아의 원유 생산 재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생산시설을 복구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
리비아 전 석유장관은 리비아가 내전 이전 수준의 원유생산으로 돌아가려면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리비아 내부적으로 새로운 정권이 고착되지 못하거나 다른 중동 국가로 민주화 바람이 또다시 불게 되면 국제유가가 오히려 치솟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로 리비아 사태가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전투는 계속 이어지면서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1.02달러(1.2%) 오른 배럴당 85.4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82센트(0.8%) 오른 배럴당 109.18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 오는 26일 예정된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에서 3차 양적완화(QE3)가 나올것이란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