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 대전에 위치한 회사의 감사인 국모씨는 회사 임원진과의 갈등 탓에 회사출입카드를 정지당했다. 감사업무를 계속 수행하고자 했던 국씨는 경비원으로부터 출입카드를 빌려 이를 통해 회사 감사실에 들어갔다. 회사 감사실에 들어간 국씨는 대전지방법원이 채권자의 집행위임을 받아 가압류 집행을 하면서 표시를 해 놓은 회사 소유의 개인용 컴퓨터의 본체케이스를 열고 그 안에 있는 하드디스크를 떼어갔다.
이처럼 선량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회사 감사라 하더라도 출입정지 상태에서 경비원의 출입카드로 회사를 무단으로 출입한 것은 방실침입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국씨에게 벌금 1000만원에 선고유예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한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행위 동기의 정당성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도 중요하다"면서 "국씨의 행동은 수단과 방법에서 정당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원심 재판부는 "국씨의 행동이 절도, 공무상표시무효, 방실침입죄에 해당하지만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주된 의도 하에 결국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유예를 선고했으며 대법원은 이를 모두 인정했다.
방실침입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사람의 주거 또는 관리하는 장소를 침범하는 범죄를 뜻하며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