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설정액 50억원 미만 '자투리 펀드'들이 속속 청산되고 있지만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사모펀드들은 사각지대에 여전히 방치되어 있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공모펀드들중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펀드들은 금융투자협회의 '소규모 펀드 정리 계획'에 따라 절차를 밟아 청산되고 있지만 여기에 사모펀드는 빠져 있는 상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설정 후 1년이 지난 사모펀드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는 967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모펀드 5700여개 중 약 17%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 중 설정액 규모가 10억원~50억원 사이인 사모펀드 395개의 수익률은 대부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대비 선방했다.
특히 아이운용의 ‘아이트리오사모255(채권)’과 ‘아이메자닌사모(K-4)'펀드의 경우 시장 급락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 연초 이후 각각 6.37%와 8.59%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률은 선방했지만 이들 역시 소규모펀드인 만큼 손이 많이 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비슷한 유형이 많아 유형별로 매매하게 되면 운용상 큰 무리는 없다”면서도 “컴플라이언스 체크라든가 펀드별로 자금 유출입을 일별 집계하는 것이 번거롭기는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소규모펀드는 자금 규모가 작아 분산투자가 어렵고 효율적 운용이 힘들다는 것이 대표적 문제점으로 꼽힌다. 운용사의 관리유지 비용이 증가해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투자자 비용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내 소규모펀드 역시 청산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창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규모 공모펀드가 갖고 있는 운용상 어려움,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을 소규모 사모펀드도 갖고 있다”며 “문제점 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런 점에서 없어지는 게 맞지만 한꺼번에 청산하기에는 반발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는 개인들이 원해서 설정한 펀드이기 때문에 그만큼 청산에 대한 반발도 강할 것이라는 것.
박 연구원은 “사모펀드라는 것이 일반 공모펀드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공모펀드 내 소규모펀드를 먼저 청산하고 나서 실효성이 있는 지를 확인한 후에 사모펀드 청산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투자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적 규제보다는 알아서 하는 영역에 두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며 “사모펀드 투자자는 충분히 자기 방어 능력이 있고 스스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적 영역에서 굳이 강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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