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식경제부가 느닷없이 가로등과 보안등, 터널 조명의 밝기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가로등 조명이 너무 밝다"고 언급하자 청와대에서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경부에 '조명등 밝기 개선방안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1일 지경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지경부는 최근 청와대의 지시로 교통사고를 유발하지 않고 보행자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로등 밝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 7월말 열린 한 회의석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로등 조명이 너무 밝다'지적함에 따라 경제수석실에서 우리 부에 가로등과 보안등, 터널 조명 등의 조도를 개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가로등이 너무 밝다'는 지적은 최근 국내 에너지난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발언으로 보이지만, 지난 2008년 '전봇대(규제) 발언' 직후 정부가 실제로 전봇대를 뽑아냈던 사례와 비교돼 '지나치게 즉흥적인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조명등에 대한 외부 용역을 의뢰하고 가로등 조명의 국내외 조도실태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해외사례를 조사하고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서 조만간 국내 조명등 밝기에 대한 적절성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다. 필요시 국토부와 지자체, 도로공사 등 관련기관의 규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전력 절감을 위해 외부 환경에 따라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가로등 디밍(Dimming) 시스템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이미 올해 5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234억원을 들여 고효율 LED 교체 사업을 지원하고, 에너지 효율을 증진을 목표로 하는 '가로등 관리 메뉴얼'을 작성해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 국토해양부와 지자체에서는 기술표준원의 '조명기구 관련 한국산업표준(KS)'을 모델로 해서 조명등의 밝기를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총 330만개의 가로등과 보안등·터널조명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연간 전력 사용량은 2.8Mwh다.
가로등과 보안등은 국토해양부가 도로안전시설 설치지침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관리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 광역과 기초 단체별로 가로등·보안등의 설치와 관련된 규정 일부를 운영 중이다. 한국도로공사와 민자도로회사도 내부 규정에 따라 조명에 대한 관리에 관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경부 한 관계자는 "조명 밝기의 경우 고속도로나 일반도로, 골목 등등에서 개인마다 밝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어둡다고 느끼는 경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애매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명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서 결과가 나왔지만 용역이 미흡해서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작업이 끝나면 가로등 관리 메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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