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거래세 추진 논란 가열

입력 : 2008-07-25 오전 9:40:11
[뉴스토마토 권승문기자] 정부가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증권선물거래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4일 정부가 발주한 용역보고서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방안을 통해 선물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거래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량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은 문제이며, 다른 나라 사례를 감안할 때 소득세나 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는 지난 10년 간 각고의 노력으로 이룩한 세계적인 파생상품시장의 존립 기반에 심각한 타결을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거래소는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는 장내 파생상품의 거래 위축과 현물시장의 동반 위축, 외국자본의 대거 이탈 및 공평과세원칙의 위배 등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래소는 파생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다양한 위험관리 수단 및 투자전략을 제공한다는 점이기 때문에 거래세를 부과해 비용이 상승하면 시장의 핵심 기능에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생상품은 현물시장의 가겨변동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도입된 상품이기 때문에 거래세 부과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되면 현물시장의 위험관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현물시장의 거래규모가 줄게 되면 현물시장의 헷지 수요도 감소해 결국 파생상품 시장 위축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거래소는 강조했다.
 
거래소는 또 파생상품 시장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면 거래비용에 민감한 외국자금이 급속히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싱가포르 등 거래비용이 저렴한 해외시장으로 외국자금이 이동해 우리사장은 일부 기관투자자만이 참여하는 유동성이 낮은 변두리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사상품이 상장돼 있는 대만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 지속적인 거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기준 2.6%에 불과한 반면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80%에 달한다.
 
거래소는 또 거래세가 부과된다 하더라도 시장위축과 증권거래세 인하 압력,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실질적 세수의 증가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권승문 기자 ksm12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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