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재정전문가들은 내년도 국가 재정의 안정 운용을 위해 긴축 재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지는 해인 만큼 각 부처를 포함, 정치권 등의 예산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 보다 극심한 예산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역시 앞서 실시한 전년도 결산 심사를 통해 드러난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거나 삭감키로 하는 등 민생안정, 재정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송곳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 재정전문가 60.0% 내년 경제상황 악화 '긴축 재정 강조'
이와 관련, 국회예산정책처는 5일 공공기관·지자체 산하 연구기관, 민간연구소 재직연구원, 대학교수, 시민단체 소속 전문가 등 50인의 재정전문가를 대상으로 '내년도 재정총량·재원배분에 관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조사내용은 거시경제와 재정총량, 예산 편성 민주성·투명성, 분야별 재원배분 관련 사항 등이다.
이들 중 60.0%는 내년도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답변은 20.0%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식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에도 반영돼 이들 가운데 70.0%는 내년도 소비자 물가가 올해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들 대다수는 국가 재정의 안정을 위해 긴축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대비 내년도 재정기조의 경우 '긴축적이어야 한다'가 48.0%로,'확장적이어야 한다'(24.0%), '올해 수준이 적정하다'(28.0%) 보다 높게 조사됐다.
◇ "보건·복지·노동 지출 확대해야"
분야별 재원배분에 대해 재정전문가들은 '2012년 예산요구안' 대비 지출 비중 증가가 필요한 분야로 '보건·복지·노동'(3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산업 · 중소기업 · 에너지'(20.0%), '교육'(20.0%) 등 순이었다.
보건· 복지· 노동 분야 지출 비중 증가가 필요한 이유로 이들은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통합과 저출산 · 고령화에 따른 장기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제시 했다.
아울러 '산업 ·중소기업· 에너지'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발전, 신재생에너지 확보 등이, 교육 분야는 사교육비 감소, 대학 경영 정상화, 균등 교육 기회제공 등을 이유로 들었다.
◇ "일반 공공행정, SOC 지출비중 줄여야"
반면 지출 비중 축소가 필요한 분야는 '일반공공행정'(30.0%)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SOC'(18.0%), '국방(일반회계, 14.0%)'등 순으로 조사됐다.
일반공공행정 분야는 공공부문 효율성 제고·작은 정부 지향 등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SOC 분야는 낭비적 행정 지출 감축, 비효율적 투자 지양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 각 부처들이 요구한 내년 예산·기금의 지출 규모는 총 332조 6000억원으로 올해 총지출과 비교하면 23조5000억원(7.6%) 늘어났다.
지난해 정부가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예상했던 2012년 지출 규모(324조 80000억원)보다 7조 8000억원이 더 많은 수치다.
◇ 국회 예산 심의 시 송곳 검토 주문
최근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발 재정 위기 등으로 인해 재정 건전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면서 재정 지출에 대한 통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정건전성은 수입을 확대하거나, 지출규모를 축소해 정부의 재정수지나 국가채무 규모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나라살림 대토론회'에서는 한정된 국가 재정을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배분해 재정 건전성 확보와 국민 정책 수요 충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복됐다.
박종규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은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 이후에도 그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이 돼야한다"며 "지출부문은 지속적으로 재정 부담을 유발하는 의무지출을 통제하고 수입부문은 무리한 세입기반 확대가 조세저항으로 인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에 유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총수입 전망만 제시되고 중기 세제개편 내용은 전무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세원확대를 위해 금융서비스 부가가치세 과세, 이자소득세율 인하, 교육세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춘순 예산분석실장은 "일부 분야 예산 요구안의 경우 최근 예산안 최종 편성단계와 국회 심의 단계를 거치면서 요구안에 비해 증액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한정된 재원을 주요 국책사업에 우선 배분한 후 기타 부문은 국회 심의 과정 등을 통해 증액하려는 각 부처의 전략적 행태에서 일부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예산안 심의 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뉴스토마토 조정훈 기자 hoon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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