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 명품 업체들이 매년 벌어들인 수익을 고배당으로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들의 뱃속을 부풀리면서도 배당금의 1%도 한국에서 기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재벌닷컴이 해외 명품업체들이 전액 출자해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 중 매출 상위 15개사의 지난 5년간 배당내역을 조사한 결과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353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동안 이들 해외 명품업체의 국내 자회사가 남긴 순이익은 총 7376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47.9%를 대주주인 본사가 배당금으로 챙겨갔다.
이 같은 고액 배당으로 해외 명품업체들은 지난 5년 사이에만 투자원금(출자금)의 평균 5.2배를 회수했다.
일부 업체는 설립 10년만에 수천배에 달하는 투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화장품인 시슬리를 수입 판매하는 시슬리코리아는 지난 5년간 남긴 순이익 430억원 중에서 86.4%인 371억원을 대주주인 CFEB시슬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지난 1998년 12월 CFEB시슬리가 5000만원을 출자한 이 회사는 영업 첫 해부터 2004년까지 297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나 설립 이후 10년만에 투자원금의 1340배를 회수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고가 차종인 벤츠의 국내 판매법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지난 5년간 올린 순이익 742억원의 86.3%인 640억원을 대주주인 다이물러와 스타오토홀딩스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외제차붐을 타고 흑자로 돌아선 지난 2005년 99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9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순이익의 80% 이상을 본사에 배당했다.
국내 외제차시장 점유율 2위인 BMW코리아도 지난 5년간 올린 순이익 1170억원의 60%인 702억원을 대주주인 BMW홀딩스에 배당하는 등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고가 핸드백 등 루이비통 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 5년간 남긴 순이익 1332억원 중 37.5%인 500억원을 프랑스 본사인 루이비통말레티에에 배당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 2005년 89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273억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나면서 같은 기간동안 연간 순이익이 41억원에서 400억원으로 5년 사이에 10배나 급증했다.
고가 의류와 패션상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페라가모코리아는 순이익 535억원의 57.5%인 308억원을 본사인 페라가모SPA에 배당했다.
버버리코리아도 순이익 1140억원의 45.6%인 520억원을 영국 본사인 버버리인터내셔널홀딩스에 배당했다.
프라다 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프라다코리아는 지난 5년동안 남긴 순이익 617억원 중 24.3%인 150억원을 지난해에 배당했다.
프라다코리아는 설립 이후 10년동안 적자를 내다가 명품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5년 이후 매출이 271억원에서 1757억원으로 6.5배, 순이익이 5000만원에서 324억원으로 650배나 뛰었다.
이밖에 구찌상품을 수입하는 구찌그룹코리아가 순이익의 17.5%인 100억원을, 고가 시계를 수입 판매하는 한국로렉스가 순이익의 43.4%인 92억원을 지난 5년간 본사에 배당했다.
또 해외 명품업체들은 고배당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가면서도 기부금은 배당금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
조사대상 15개사 중 BMW코리아가 대주주 배당금의 2.1%인 15억원을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억원 안팎의 미미한 수준이거나 한 푼의 기부금을 낸 적이 없는 곳도 2개사나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5년동안 대주주 배당금의 0.3%인 1억7000만원을 기부했고, 루이비통코리아와 버버리코리아도 대주주 배당금의 0.2%와 0.4%을 기부해 생색내기에도 못미쳤다.
특히 매출과 순이익이 급성장한 프라다코리아는 2005년에 76만원을 기부한 것이 전부였다.
고가 화장품 수입업체인 불가리코리아와 고가 시계 등을 수입 판매하는 스와치그룹코리아는 기부금 실적이 한 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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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