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IB '올인'..중소형사 살길 모색 '발버둥'

대형사, 프라임브로커 위해 유증 등 자기자본 확충 나서
중소형사, 자본기준 맞추기 사실상 불가능

입력 : 2011-09-08 오후 1:50:54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대형 투자은행(IB)로 거듭나기 위해 대형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선 반면, 중소형사들은 3조원이라는 기준을 채울길이 막막해 두손을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
 
헤지펀드에 대한 주식과 자금 지원, 재산 보관·관리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연계·제공할 수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를 하기 위해서 앞다퉈 IB에 뛰어들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다.
 
대우증권(006800)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대형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애초 금융당국이 기대했던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은 배재된 채 자본 확충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3조원을 채우기 힘든 중소형사들은 다른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
 
IBK투자증권은 IBK기업은행(024110)과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한 특화 전략을 채택해 시너지 창출을 통해 IB부문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헤지펀드와 관련해서는 프라임브로커리지는 요건은 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 해지펀드 상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IBK투자증권은 영국계 자산운용사 FRM사의 헤지펀드 상품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역시 대형투자은행으로의 변화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 노력을 지속하고 종금회사라는 현재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016420)은 현재로서는 IB진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년 3월에 있을 NH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성공시킨 후 길을 찾겠다는 목표다.
 
NH 금융지주회사 내에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생명·손해보험 등이 설립될 예정인 만큼 지주회사가 성공적으로 설립되면 IB업무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
 
KTB투자증권(030210)은 대형사를 지향하며 규모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 등을 할 준비는 부족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영업망 확충 등으로 리테일 영업 뿐 아니라 기관영업, 법인영업, IB부문과 시너지를 내고 해외 네트워크를 견고히 해서 글로벌로 나가겠다는 목표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의 IB 자격 요건은 중소형사의 업무확대 기회마저 박탈하는 형상"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각 회사마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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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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