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벤처창업 길라잡이 '벤처7일장터' 1년의 의미

박창교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입력 : 2011-09-20 오전 9:00:00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스마트폰용 가게홍보앱을 개발중인 엔에이치엔의 김병하 대표는 '벤처7일장터' 단골이다. G밸리에 있는 벤처기업에 5년을 근무하고 창업을 준비 중이지만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김대표는 창업을 한지 1년이 됐으나 개발 중인 서비스를 마케팅하기 위한 대기업을 찾는 것이 사업 성패의 관건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벤처7일장터를 찾기 시작한 김대표는 마케팅 전문  멘토들과의 상담은 물론이고, 그가 보유한 앱개발 기술을 교육과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해 보라는 권유에 따라 요즘은 사업확장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벤처7일장터는 2010년 7월 첫 장터를 열때만 해도 창업자들 사이에 거의 홍보가 되지 않았다. 벤처기업협회에서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장터는 비즈니스 인큐베이팅(BI) 입주자들에게 직접 홍보함으로서 멘티를 많이 모집하게 됐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8월까지 연인원으로 멘토가 350명, 멘티가 610명을 넘어섰다.
 
또 7일장터에 참석하여 본인의 사업아이템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대중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이도 20명에 달한다. 7일장터에서 발표하는 사업아이템에 대한 가장 냉정한 평을 해 주시는 분이 카이스트 이민화교수다. 아이템의 시장성을 물론이고 유사제품과의 경쟁구도, 그리고 소비자 지향적 제품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잊지 않는다.
 
물론 벤처7일장터가 벤처업계에서 창업멘토링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했지만 멘토들의 적극성을 높여야 한다든지 행사 이 후 배정멘티들과의 상시자문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든지 등의 보완점은 분명 있는 것 같다. 멘토의 대부분이 본업에서 대표 또는 임원의 위치에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쉽지는 않지만 차차 개선할 여지는 있다.
 
벤처7일장터 등록멘토 208명중에는 기업대표자가 가장 많다. 그 이유는 멘티들이 가장 선호하는 멘토가 그 분야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인이기 때문이다.
 
바쁜 와중에도 장터에서 후배벤처인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대표의 소신은 바로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다. 7일장터에 참여하는 기업인들이 이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성공벤처기업인을 대부분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된 멘토링을 받지 못하고 황무지에서 기업을 일구어 온 분들이다. 이들은 후배들에게는 시행착오를 덜 겪게 하고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줄여 주고자 하는데 공통점이 있다. 이에 덤으로 어떤 제품이든 수명주기가 있듯이 본인이 영위하고 있는 분야에서 또다른 사업아이템을 구상하는 데에도 7일장터는 안성맞춤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벤처창업환경은 어떠한가? 최근 창업이 사회적 관심사가 된 후 창업절차 간소화 등은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도 창업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사뭇 다르다.
 
벤처캐피탈이 소액투자를 외면하고 있고, 엔젤투자가 이미 실종된 상태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실적이 없고 기술만으로 자금을 융통하고자 하는 자에게 아직도 벽이 높은 후진형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창업자의 특허기술을 보호해 주는 사회적 안전장치도 문제다. 기술 도용으로 기성기업들이 유사제품을 선출시하고 시장에 진입장벽을 만드는 등 안심하고 기술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창업자들은 투자의향이 있는 캐피탈들에게 조차도 기술을 완전공개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 7일장터 과정에서 느낀 문제이지만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7일장터가 창업자들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상시 온라인자문이 필요하다. 많은 멘티들이 월1회 개최하는 장터에 나와서 자문을 받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멘티들의 애로사항은 실시간으로 해당멘토에게 전달해 해결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홍보의 문제다. 현재는 입소문이나 협회사이트를 접하고 참여신청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서울시창년창업 1000프로젝트에 선정된 창업자들은 청년창업센터에서 공지하고 있어 쉽게 참여신청할 수 있다.
 
셋째 멘토링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다. 멘티들의 의문사항에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으므로 이는 멘토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식견과 경험을 고루 갖춘자로 풀을 운영하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지방의 창업자들에 대한 배려다. 장터가 서울에서만 개최되다 보니 지방인들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 문제는 전국의 창업선도대학들과 연계하여 지방순회 장터를 개최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벤처기업협회는 7일장터 개최 1년을 넘긴 시점에서 그간의 고객 애로사항을 수렴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창업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이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7일장터에 대해 발전적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박창교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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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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