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노조는 "지난 2009년부터 일자리 나누기를 빌미로 정부가 시행한 금융·공공부문 신입직원 초임삭감은 신규채용 축소와 단기인턴·비정규직만 양산한 실패한 정책"이라고 21일 밝혔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이번 정권 공공기관 신규채용자는 이전 정권대비 연평균 23.8% 감소했다. 이전 정권 2년 평균과 비교하면 연평균 신규채용자가 3598명 감소한 셈이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자 현황>
(자료 : 금융노조)
더불어 현 정권하에서 민간부문 대졸초임이 공공기관 대졸초임을 앞질렀으며 금융·공공부문 임금은 상장 대기업에 역전됐다.
노동부가 발표한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대졸초임 비교'에 따르면 2008년에는 공공기관이 2936만원, 민간기업이 2440만원이었으나 2009년에는 공공기관이 2538만원, 민간기업이 2756만원으로 공공기관이 민간기업보다 218만원 낮았다.
대기업과 공기업, 은행권, 제2금융권의 임금 인상률을 보더라도 지난 2010년 대기업은 4.5%가 인상된 반면 시중은행권은 2% 인상, 국책은행은 동결됐다.
<임금 인상률 비교>
(자료 : 금융노조)
이러한 신입직원 초임삭감에 금융노조 등이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5일과 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한국노총과 실무간담회를 통해 ▲삭감된 초임의 현행 유지 방침 철회 ▲총인건비 범위 내에서 초임을 2009년 삭감 이전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회복 등 진전된 안을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언론을 통해 신입직원 초임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기존 직원의 임금을 깎아 신입직원의 초임을 회복하겠다며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금융노조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경제위기 상황이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고 보고 이제 일자리 나누기는 중지한 상태지만 민간부문 보다 생산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높게 받는 공공기관의 임금 거품은 여전히 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당초 금융위기 하에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된 대졸 초임삭감 정책이 금융·공공부문 임금통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을 자인한 결과"라며 "부자감세를 고집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졸 초임삭감과 노동자 임금통제에 혈안된 정부가 말하는 공정사회는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더불어 오는 23일 오전 10시에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옆 인도에서 전체 상임간부가 참석하는 규탄집회를 개최하는데 이날 집회에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이 삭발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