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신용등급에 영향 '주의'

입력 : 2011-09-22 오후 6:36:17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상환부담을 덜어준다는 리볼빙 서비스가 보이지 않는 '빚'을 키울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과장 광고를 통해 높은 수수료율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등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리볼빙 서비스로 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리볼빙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카드사들의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리볼빙 서비스는 신용카드 사용자가 이용금액을 곧바로 상환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자율적으로 갚도록 하는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 소비자, 비싼 수수료 인지 못해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는 7~28%대로 높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짭짤한 수익원이다.
 
'고객님, 일단 여유 있는 만큼 내시고, 천천히 갚으시면 됩니다'라는 문자나 이메일 광고에서도 수수료에 대한 얘기는 뺀채 서비스 이용을 권유하고 있다. 
 
또 카드사들은  수수료에 대한 항목을 청구서 맨 뒷장에 작게 표기해, 꼼꼼한 고객이 아니면 수수료를 쉽게 파악하지 못하게 고지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사는 수익성이 좋은 리볼빙을 광고하며 수수료율에 대한 명시를 눈에 띄지 않게 하기 때문에 고객의 비싼 수수료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소비자 관계자는 "고객이 청구서를 봐도 수수료에 대한 부분은 작게 표기되어있거나 맨 뒷면에 써 있어 못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높은 수수료를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 신용등급과 무관치 않다
 
기억해야 할 것은 리볼빙 역시 현금서비스를 사용한 것과 동일하게 인식돼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도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을 장기간 리볼빙 결제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금서비스는 신용판매보다 경험손실률이 높아 현금서비스를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신용등급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결제비율에 따른 부분상환액을 연체 없이 상환한다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리볼빙서비스 이용 중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을 리볼빙으로 결제하는 경우는 최대한 피해야한다고 금감원은 경고했다.
 
◇ 리볼빙의 또 다른 이름 '주의'
 
리볼빙을 이르는 호칭도 다양해 역시 주의해야 한다. 
 
자유결제, 페이플랜(PayPlan), 이지페이(Easy Pay), 회원결제 등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리볼빙 서비스다.
 
이처럼 신용카드사에서는 이미 알려진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사용, 소비자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로써 리볼빙과 다른 이름때문에 신규가입 시 대출관련 상품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가입한 사람도 상당하다.
 
실제로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5%가 리볼빙 서비스 가입 여부조차 모르고 있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카드사마다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리볼빙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의도도 있다"며 "이름만 가지고는 소비자들이 어떤 서비스인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가입돼있는 경우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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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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