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증권가에 안타까운 소식들이 이어져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저녁 D증권사의 서른살 젊은 직원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 직원은 최근 수익 악화로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대구에서도 K증권 직원이 고객 투자손실에 죄책감을 느껴 아파트에서 투신했고 S증권사의 한 직원은 주가 폭락으로 비관, 자살을 택했다.
심지어 국내 최대 포털에서 '증권사'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가장 먼저 뜨는 검색어가 '증권사 직원 자살'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례다.
증권가에서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강한 스트레스가 큰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일선 영업점의 경우 약정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과 고객 자산관리 때문에, 증권사 본점의 경우도 강도 높은 업무와 누적된 피로가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돈'과 '시간'을 다루기 때문에 실시간 변화하는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많이 하게 되는 것도 또 다른 스트레스의 요인"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 전체적으로 이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한국거래소, 한국금융투자협회조차 의료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제조업체임에도 반도체사업장에 간이 의료시설을 두고 우울증 등 정신과 상담까지 수시로 가능해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나마 대형 증권사들은 복리후생 차원에서 의료비 지원에는 적극적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 계열 한국투자증권은 직원 본인과 무직인 가족에게까지 모든 의료비를 실비로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사무직의 경우 2년마다 한 번 정기검진을 받지만 이 회사는 전 직원에 대해 매년 정기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증권업 종사자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변에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직원도 적지 않은 만큼 회사 차원에서, 혹은 업계 차원에서 정신과 상담센터 등을 갖추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