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폰 vs 아이폰5' 진검승부 초읽기..승자는?

시장선점 속도와 LTE 통신망 성공여부가 '관건'

입력 : 2011-09-23 오후 4:30:45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비슷한 시기 출시될 애플 아이폰5와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LTE폰을 선보인 대만 HTC까지 가세해 시장 판도 변화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애플이 다음달 4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차세대 아이폰은 LTE 통신망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로서는 4세대(4G) 통신망의 효용성과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 중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 스마트폰 기본사양, 저마다 '최고'
 
LTE 연합세력 대 애플의 승부가 접전을 예고하는 이유는 하드웨어 스펙 면에서 각 제조사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최상급 사양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성능만을 놓고 따지면 과거처럼 애플 아이폰이 반드시 우월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산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올싱스디(Allthings D)'에 따르면, 아이폰5는 1기가헤르츠(GHz) 듀얼코어 프로세서(AP) 'A5'를 탑재했으며 최근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는 추세임을 감안해 화면 규격을 4인치 이상으로 늘렸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LG·HTC 등 국내외 LTE 연합군 역시 일제히 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AP)로 맞불을 놓으며, 해상도와 속도 면에서 저마다 최고임을 자부하고 있다.
 
LTE 통신망에서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존 3세대폰보다 5~10배 빠르다는 점을 십분 활용,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동영상을 다운받아 보는 데 특화된 화면 크기와 화질, 속도를 구현코자한 것이다.
 
삼성 '갤럭시S2 LTE'는 4.5인치 WVGA(800*480)급 슈퍼아몰레드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LG '옵티머스 LTE' 역시 4.5인치 규격인 HD(720*1280)급 IPS(In-Plane Switch) 액정표시장치(LCD)를 적용했다.
 
마찬가지로 HTC '레이더 4G'의 화면이 4.5인치 qHD(540*960)급임과 더불어 팬택도 오는 29일 디스플레이 규격을 4.5인치로 늘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삼성·LG·HTC 모두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미국에서 1GHz 프로세서 LTE폰인 '브레이크아웃'으로 시장을 선공략한 팬택의 경우 국내 출시작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상도는 더욱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열세로 지적됐던 소프트웨어 성능도 LTE폰 4인방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 2.3버전인 '진저브레드'를 기반으로 해 애플 'iOS5'와 대등한 승부를 펼친다는 각오다.
 
◇ 시장선점 여부로 승부 갈릴 듯
 
이에 따라 이번 승부는 각 제조사 중 누가 먼저 신제품을 내놓으며 흥행몰이 하느냐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LTE폰 제조사들은 아이폰5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26일 '미디어데이'를 열고 '셀록스'로 알려진 '갤럭시S2 LTE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LG전자도 조만간 LG유플러스(032640)를 통해 '옵티머스 LTE'의 예약가입에 돌입한다.
 
그밖에 이미 시장에 소개된 HTC '레이더 4G'와 팬택의 차세대 LTE폰도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아이폰5의 국내 출시일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에서 전파인증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국내에서 아이폰5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고, 통상 인정 요청 후 한달 후에 시판이 이뤄졌던 선례를 보면,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은 10월을 넘겨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만큼 LTE폰 제조사들이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의 LTE 요금제 최종 인가 지연으로 난관에 봉착한 SK텔레콤도 시장 선점 효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든 이달 중 LTE폰을 출시하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 LTE 통신망, 소비자 선호도도 '변수'
 
다만 이들 업체의 시장 선점에 또 하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가 소비자들의 LTE 통신망에 대한 선호도다.
 
아직 통신사들마다 LTE 전국망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점이 LTE 스마트폰 성장세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한편, 애플에 보다 유리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이 아이폰 차세대 버전에서 LTE 기능을 배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자제품전문 웹블로그인 '기즈모도'에 따르면, 애플 관계자는 "아직 미국에서도 LTE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LTE폰을 내기 보다는 내년쯤 시장 상황을 봐가며 제대로 안착시킨다"는 전략을 밝혔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도 LTE망 활성화 여부에 대해 "솔직히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며 "휴대전화는 이름 그대로 이동 중 어디에서나 쓸 수 있어야 하는데 통신망이 전국 방방곡곡 설치되는 게 아닌 만큼 단기에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LTE폰이 3G 서비스까지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제품들의 사양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개선된 만큼, 향후 스마트폰 경쟁력의 잣대를 가늠하는 기준은 차츰 LTE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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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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