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속이는 카드사들에 '불안' 넘어 '짜증'

입력 : 2011-09-26 오후 3:16:24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삼성카드에 이어 하나SK카드 고객정보 유출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확대되는 등 '양치기 카드사'에 대한 고객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올 들어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유출건만도 벌써 6건에 달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고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관리보다 신규회원 유치에 혈안이 되다 보니 고객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고객, '불안' 넘어 '짜증'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하나SK카드 고객 개인정보 유출 건수가 당초 알려진 200건보다 훨씬 많은 총 9만7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삼성카드 역시 고객정보유출건수를 당초 2만여건으로 발표했지만, 결국 40배나 많은 80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하나SK카드의 유출사고는 직원의 소행인 점과 당초 발표보다 더 많은 건수가 발견된 점이 지난 달 일어난 삼성카드의 고객유출 사건과 흡사하다.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반복되자 고객들은 불안한 마음은 물론 거짓말을 하는 듯한 카드사에 대한 배신감 등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카드 이용고객인 김모씨는 "내 정보가 어디로 유출됐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 지 알 수 없으니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믿고 카드를 사용했더니 결국 돌아오는 것 배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모씨 역시 "처음에는 내 정보도 유출된 것은 아닐까하며 불안했다"며 "하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같은 사고가 터지니까 불안보다는 짜증과 분노만 느껴진다"고 비난했다.
 
◇ 반면교사 없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일어난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는 벌써 6건이다. 이는 접수된 사고일 뿐, 밝혀지지 않은 사고는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연이은 고객유출사고에 금융회사들이 사고를 보고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데 아직도 남의 얘기로만 여기고 있다는 것.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사건사고가 많다"며 "관리는 뒷전이고 신규회원만 끌어들여 배불리자는 카드사들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단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당국의 느슨한 규제 역시 반복된 사고의 원인이란 목소리도 제기됐다. 수년 전부터 계속된 사고인만큼 강력한 감독제재와 소비자 보상이 뒷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지금은 고객정보에 대한 소비자 보상이 전혀 없다"며 "이처럼 당국의 카드사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으니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결국 고객만 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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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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