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나노엔텍, 미국·독일 법인 자본잠식…본사 대손 부담 현실화

해외법인 매출채권 대손 처리하며 별도기준 실적 적자전환
미국·독일 법인 순손실 지속에 자본잠식…대금 회수 '요원'

입력 : 2026-04-2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7일 16: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나노엔텍(039860)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상으로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했으나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본사가 미국과 독일 해외 법인에 제품을 공급하고 받지 못한 외상값을 대거 대손상각비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보수적인 회계처리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본잠식에 빠진 해외 법인들의 자생력 확보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본사의 수익성 악화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나노엔텍 홈페이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11억원…별도기준 56억원 손실 '적자전환'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엔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억원,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회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56억원, 당기순손실은 63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과 별도 실적의 차이를 만든 요인은 비용으로 처리된 대손상각비다. 나노엔텍의 별도기준 판매비와관리비 내 대손상각비는 2024년 7억원에서 2025년 69억원으로 약 10배 가량 늘었다.
 
회사는 미국 법인인 'NanoEntek AMERICA'와 독일 법인 'MTS Med-Tech Supplies GmbH' 등에 대한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이를 비용으로 처리한 모양새다.
 
2025년 말 기준 나노엔텍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채권 잔액은 미국 법인 137억원, 독일 법인 35억원 등을 포함해 총 173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이는 2024년 말 147억원에서 1년 새 약 26억원 늘어난 수치다. 사측은 주석을 통해 특수관계자 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 74억원을 설정했으며, 2025년 인식된 대손상각비는 72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자본총계는 -3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세운 독일 법인 역시 매출 33억원을 기록했지만 6억원의 순손실과 함께 -5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즉, 두 법인 모두 본사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지만, 정작 본사에 대금을 지급할 여력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장기 미회수 채권이 쌓이면서 본사의 비용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실제로 나노엔텍의 매출채권 경과기간별 잔액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잔액 134억원(충당금 차감 전) 가운데 2년이 초과된 잔액은 35억원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하고 있다.
 
 
  
본사 재무 상태는 튼튼…보수적인 회계 처리일 뿐 이상 무?
 
현재 나노엔텍 본사는 해외 법인을 지원할 수 있는 단기적 재무 여력이 넉넉한 상태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나노엔텍은 현금및현금성자산 6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260억원 등 총 32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부채총계는 33억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은 3.52%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다.
 
그러나 자본잠식 상태인 종속기업들의 자생력 확보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본사의 별도기준 수익성 악화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우려를 키운다. 본사는 현금을 들여 제품을 만들고 해외로 보내지만, 해외 법인들은 이를 현금으로 돌려주지 못해 결국 본사의 현금흐름이 회수 불확실한 채권으로 변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급증한 대손상각비에 대해 나노엔텍 측은 보수적 회계 처리에 따른 결과일 뿐 실제 경영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노엔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이슈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미국 법인이나 독일 법인 같은 경우 100% 자회사여서 대금을 못 받을 확률이 없다. 그래서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았는데, 감사 시 회계법인 입장에선 충당금 설정이 보편적이다보니 잡는 게 어떻겠냐라는 얘기들이 지속해서 나와 지난해부터 설정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미국 법인이 거래처한테서 돈을 못 받으면 미국 법인의 대손충당금에 들어갈 테고, 본사가 돈을 못 받아도 어차피 연결로는 다 잡힌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 충당금 설정에)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해외 법인의 실적과 재무 상황에 대한 질의에 대해선 "미국 법인은 매출도 잘 나오고 당연히 수익이 나는데, 회계적으로 미국에서 수익을 안 잡고 저희(본사) 쪽에서 수익을 잡기 위해서 그런 거고 사실 문제가 없다"며 "독일 법인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여서 아직 적자가 좀 나고 있어 투자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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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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