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적자 투성인 상장사 가운데 몇몇이 대규모 감자에 나서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국내증시가 폭락한 이후 지난달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감자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6개사.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거래정지 및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가 4개사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2개 상장사)과 비교해 3배 증가한 수치다.
오리엔트정공(065500)은 지난달 1일 재무구조 개선 및 자본효율 재고를 목적으로 보통주 10주를 2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설이 나돌았고, 7월에는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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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테크놀로지(045470) 역시 지난 8월30일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최대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보통주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4.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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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이에스(046400)코리아는 지난 8월22일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달 16일에는 자본잠식률이 74.2%까지 상승해 관리종목지정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적자 기업들이 감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사가 두 반기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이거나 전액 자본잠식에 해당하면 상장이 폐지되는데, 감자는 회사에 아무런 변화없이 자본잠식을 면하게 해주기 때문.
문현식
NH투자증권(016420) 연구원은 “상장사들은 자본잠식이 아닌 상황에서는 감자를 하지 않는다”며 “감자는 상장 폐지를 면하기 위한 자본잠식 탈피가 가장 큰 이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어느날 갑자기 자본잠식에 들어가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이 몇 년에 걸쳐 안 좋아지는 경우”라며 “감자는 자본잠식에 들어간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자본잠식 등 투자 대상 기업 실적을 세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은 쳐다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