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사들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코스닥시장의 상장사 소송제기 공시는 11건으로 전월 5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주주총회(6건)와 신주발행(3건) 관련 소송제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아시아미디어홀딩스(052810)는 지난달 6일 박정흠 원하티앤알비 대표이사와 최수용씨가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7월 정관변경과 이사선임안의 효력 정지를 청구하는 내용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 들어 1월과 8월을 제외하곤 매달 소송에 휘말렸다. 현재는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폐지가 확정된 상태다.
벤처캐피탈인
제일창투(026540)는 지난달 6일 두성홀딩스 외 6명이 황규필, 황욱주를 이사로 선임한 주주총회결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8월엔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에이원마이크로(037380)는 지난달 7일 정석우씨가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청구내용은 지난달 30일 발행한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245만980주의 발행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다.
코아에스앤아이(052350)는 지난달 30일 이경구 외 5인이 감자결정 후 신주 상장되는 보통주 502만3825주에 대해 상장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6월에도 이사 선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받았고, 지난 5월에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최근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이 법적 분쟁이 증가한 것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상장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좋지 않자 투자자인 주주들이 소송에 나서는 것.
최현재
동양종금증권(003470)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소송에 휘말리는 주된 요인은 실적과 주가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주주들 입장에서는 회사가 그동안 신뢰를 주지 못해 소송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이어 “소송에 휘말린 상장사의 경우 신규 투자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현식
NH투자증권(016420) 연구원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가 많이 빠져 주주들이 소송을 내는 것 같다”며 “이런 기업이 좋은 기업으로 볼 수는 없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