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지난달에 비해 가격을 내린 생필품 보다 가격이 오른 생필품이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소비자원과 대형마트 등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102종의 생필품 중 44종(43.1%)은 지난달보다 가격이 내렸지만 이보다 많은 47종(46.1%)의 가격은 올랐다.
품목별로 무(-10.2%), 배추(-6.5%), 부침가루(-6.2%), 된장(-4.1%), 세탁 세제(-2.7%), 참기름(-2.3%), 돼지고기(-2.1%) 등의 가격이 내렸다.
대형마트는 배추와 무, 삼겹살을 전달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다.
이날 이마트 영등포점을 확인한 결과 무(1개) 1480원, 배추(1포기)는 1780원으로 지난달 3000원을 육박했던 가격에 비해 절반가까이 떨어졌다. 금겹살로 불렸던 돼지고기 삼겹살(100g)도 지난달 7일기준 1880원에서 소폭 떨어진 1680원에 팔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석이후 공급량이 수요량 보다 많아 가격이 줄었다"며 "올해는 일조량이 많아 채소류 부문 풍년이 예상되고 갑작스런 냉해를 입지 않으면 가격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마늘, 고추, 고추장, 소금 등은 오히려 가격이 오르거나 지난해와 변함이 없어 주부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구로구 오류동에 사는 주부 김진주(68세)씨는 "힘든 만큼 물가가 내렸으면 한다"며 배추값이 최근 떨어지긴 했지만 고추와 마늘 등 양념류가 배로 올라 김치담그는데는 여전히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필품가격 정보 싸이트 Tprice에 따르면 이달 대형마트에서의 순창 찰고추장(1kg), 백설 꽃소금(1kg)의 평균가격은 각각 9914원, 1225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227원과 782원보다 각각 37%, 56% 인상됐다.
또 오뚜기 부침가루(1kg)는 지난해 10월 대형마트 평균가격 2073원에서 이달 2280원으로 가격이 올랐고, 대표적인 음료인 콜라(1.5L)의 가격도 같은기간 대형마트 평균 1650원에서 이달 1850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송귀성(60·영등포 문래동)씨는 "최근 무, 배추 몇개 가격 떨어진 것으로는 물가내려간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조금 나아졌다고 하는데 지난해부터 생필품 가격들이 부쩍 늘어 기가막히는데 뭐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