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미국 상·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우리 국회의 비준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여야 입장차가 극명해 처리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여야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 여ㆍ야ㆍ정 협의체를 재가동, 의견조율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대립각만 세웠다.
이날 회의에서 여당은 "미국 의회가 비준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처리하자"고 요구했으나, 야당은 "10+2 재재협상안에 대한 협의 등 철저한 검증 등을 거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당분간 제대로 된 산업국과 FTA를 할 가능성이 많지 않은 만큼 마무리 할 시기”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여야정 협의체가 끝난 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전체회의를 열고 후속 논의를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18일까지 외통위 논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홍준표 대표는 지난 12일 "이달 내에 한미 FTA 비준안과 14개 이행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강행처리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러나 한미 FTA 강행처리 반대 결의문을 발표한 민주당 등 야 6당은 강행처리 시 "육탄 저지 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여야 대립이 심화되는 만큼 향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이 모두 처리됐다. 야당이 주장해 온 보완대책에 대한 토론을 거쳐 원만히 처리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그동안 야당이 요구한 재재협상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며 "정부가 제출한 비준안에 대한 찬반 표결밖에 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선 한미 FTA로 피해를 입을 농축산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대책의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미온적 대책만으론 우리 농축산업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미국의 비상식적인 한미 FTA 이행법안의 효력 논란에 대한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