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양약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 한약을 투여할 경우 한의사는 한약과 양약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박모씨가 "양약과 한약의 동시 복용시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해 병세가 악화됐다"며 한의사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약의 위험성은 한약의 단독작용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환자가 복용하던 양약과의 상호작용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한의사는 환자에게 한약을 투여하기 전에 이같은 위험성을 설명해줘야 하는데, 피고가 이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가 입은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당뇨병을 앓던 박씨는 2005년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김씨로부터 한약 복용을 권유받고 한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으나 세달이 뒤, 얼굴과 눈에 황달 증세가 나타나 검사를 받고 의료진으로부터 '뇌부종을 동반한 전격성 간부전'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박씨는 이로 인해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간 이식 거부반응과 합병증으로 투병하다던 중 자신의 증세가 김씨가 지어준 한약의 부작용 때문이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간의 독성이 거의 없는 한약을 처방했기 때문에 한약 복용에 따른 일반적인 설명 외 부작용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으나 2심은 김씨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 박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자 이에 불복, 김씨가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