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대형 건설사들이 하청업체들에게 대금을 늦게 지불하거나 어음할인료를 제때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늘고 있어 정부의 상생외침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동반성장 관련 행사를 잇따라 여는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불공정 관행과 불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하도급 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전문건설협회(KOSCA)가 발표한 '8월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건설 하도급 업체들의 86%가 자금 사정이 전달에 비해 악화됐거나 비슷하다고 답했다.
악화 요인으로 꼽은 '대금 지급 지연'도 7월 19%에서 25%로 늘었다. 이들은 모자란 대금을 개인자금(44%)이나 은행에서 빌린 돈(42%)으로 메우고 있었다.
원도급사에게서 어음할인료나 지연이자를 받지 못한 사례도 49%로 7월(41%)에 비해 크게 늘었다.
반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표준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응답은 75%에서 59%로 급감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때문에 대형사들은 따라가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발주처에서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뒤 하청 업체에는 어음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시공순위 50위인
울트라건설(004320)은 2009년 오산세교 아파트 건설공사를 하면서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챙긴 뒤 하도급 업체들에는 어음을 지급했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현금을 준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하도급 업체 명의 계좌로 대금 일부를 입금했다가 재인출하는 수법까지 동원했다.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어음을 줄 때도 하도급 업체가 원도급사 계약 은행에서 공사대금을 빌리면 만기일에 원도급사가 갚는 방식으로 대금을 주는 '외상매출담보대출' 전자어음이 쓰인다"며 "만일 원도급사가 돈을 갚지 않으면 연체이자 등의 부담은 고스란히 하도급 업체가 떠안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