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여러 사람들이 통행하는 길에 특정인을 막는다는 이유로 차단기를 설치하는 것은 그 길을 다니는 사람들의 통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김모씨 등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들과 이 마을에 출퇴근하는 임모씨 등 11명이 "자동차 통행을 방해하지 말라"며 구룡마을주민자치회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 등은 구룡마을에서 양재대로로 통하는 길을 출퇴근 길 등으로 사용해왔는데, 구룡마을주민자치회가 구룡마을에서 입주권 사기 전매가 성행해 마을 이미지를 훼손되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2008년 6월부터 토지관리소와 차단기를 설치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씨 등은 2008년 9월 자치회를 상대로 자동차통행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으로부터 가처분결정을 받았으나 자치회가 다시 차단기를 설치해 김씨 등의 통행을 통제했고, 김씨 등은 다시 법원으로부터 가처분결정을 받은 뒤 통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부는 "자치회의 도로차단 행위가 김씨 등 통행인들의 도로에 대한 이익과 자유를 침해한다"며 김씨 등의 손을 들어줬고, 이에 자치회가 상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역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통행방해 행위는 원고들의 통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원고들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도로에 대한 통행방해 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자치회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