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삼성생명(032830)과
대한생명(088350) 등 12개 생명보험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3600억원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이후 주가에 영향을 받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아직까지 시장에선 과징금 쇼크에 대한 우려는 미미한 모습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규제 리스크에 따른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12개 생보사, 실과징금 절반이하
공정위는 지난 14일 16개 생명보험사들이 지난 2001년부터 6년여간 예정이율과 보험이율을 사전에 담합했다는 이유로 총 36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예정이율은 확정금리형 상품의 보험료를 구성하는 요소로 보험가격의 85%가량 영향을 미치고 변동금리형 상품의 장래 환급금 수준을 결정하는 공시이율은 지급보험금을 결정하는 요소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보험사들인 지난 2000년 4월 보험가격 자유화이후 장기간 관행적인 이율 담합을 통해 고착화된 보험료 결정구조로 막대한 수익을 기록해 온 것으로 들어났다.
이를 통해 생명보험업계는 지난 2001년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흑자구조를 갖췄고 매년 총자산의 10%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난 2009년 당기순이익은 2조45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체 과징금의 80%이상을 차지하는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등은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의 전액 또는 절반가량을 감면받는 리니언시제도를 통해 상당부분의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제 과징금 수준은 1500억원내외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 시장, 과징금 악재 없어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소식에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의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오전 11시 현재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9만1100원을,
동양생명(082640)은 1.11%오른 1만3700원을 기록중이고
대한생명(088350)만이 0.34% 하락한 58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막대한 과징금 부과소식에도 시장의 반응은 견조한 보합세를 보인셈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징금 수준은 올해 예상세전이익 대비해 삼성생명은 4%, 대한생명은 5%, 동양생명은 0.5% 수준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보험상품은 가격비교가 어렵고 실제 소비자들도 가격보단 브랜드를 중시하는 점, 예정이율이 일정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후 매출과 경쟁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용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3개 생보사의 이익훼손 폭은 0.5~2.8%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당초 10% 수준으로 예상됐던 과징금 이익훼손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오히려 과징금 부과규모와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그동안의 모멘텀 부재와 몇가지 우려요인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생명보험 업종에 대해 이제는 조금씩 관심을 가져볼 시점이 도래했다"며 매수확대 의견까지 제시했다.
◇ 그래도 '후폭풍'은 남아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과징금 부과에 대한 부담은 여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장기간 소송과정을 거치기 마련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측면에선 그리 좋은 이슈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도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다 업황이 나쁘지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자체에 당장 부담을 주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성장성이 다소 둔화된 시점에서 나온 규제 리스크는 이후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