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번호 원하는 종편, 개국날짜 맞출까

종편도 이해관계 달라.."채널번호, 송출수수료 문제서 입장 갈라질듯"

입력 : 2011-10-19 오후 5:54:24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종합편성채널협의회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채널 협상을 개시한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협상이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1일 종편 개국을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O 관계자는 “종편 쪽에서 홈쇼핑을 빼고 그 번호대 대신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는 걸 인식했다”며 “그것 하나 해결된 상태”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 정도라도 진척이라 본다면 어느 정도 나아간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협상을 해가곤 있지만 어려움이 꽤 있다.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협상의 진전 속도가 더딘 까닭은 종편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이 SO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까다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SO쪽 이야기를 종합하면 종편은 13~20번대 채널번호를 제안한 데 더해 전국 공통번호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O는 이에 대해 SO마다 사정이 다 달라서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낮은 번호 대역에 움직일 수 없는 채널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종편이 전국 공통번호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O 수입을 떠받치는 송출 수수료, 규톤신호(프로그램 시작 시간 전후로 SO에 할당된 광고)에 대해서는 종편협의회가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종편 4개사가 개국 목표로 잡고 있는 날짜(12월 1일)를 맞추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종편 4개사가 협의회를 구성, 한 몸으로 움직이며 개별 SO를 ‘압박’하는 형국이지만 SO 입장에서는 아직 매체력을 검증 받지 않은 종편을 상대로 마냥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편 4개사는 결국 ‘라이벌’로 경쟁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순조롭게 완료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누가 몇번 채널번호를 받느냐와 송출 수수료를 누가 얼마나 내느냐는 문제에서 균열이 불거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SO 한 관계자는 “종편과 SO 양쪽 입장도 다르지만, 종편도 사업자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송출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지상파방송에 인접한 번호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종편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편들의 개인플레이가 아직 구체적으로 보이는 건 없지만 종편 협의회 자체가 느슨한 연대고 서로의 발을 묶기 위한 목적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도록 같이 가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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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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