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세계은행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순위가 사상 최초로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하지만 '재산권 등록'과 '투자자 보호' 등 일부 항목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1년도 기업환경 평가(Doing Business)'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83개국 중 8위를 차지해 지난해(16위)보다 8단계 상승했다.
◇ 기업환경 평가순위 꾸준한 상승세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평가순위는 2007년 30위에서 ▲ 2008년 23위 ▲ 2009년 19위 ▲ 2010년 16위 ▲ 2011년 8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OECD국가 중에서는 6위, G20 회원국 중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전체 1위는 싱가포르였고 홍콩, 뉴질랜드, 미국, 덴마크가 2~5위를 차지했다.
평가항목 10개 중 한국은 6개부문에서 순위가 향상됐고 2개 부문은 순위가 하락했다.
'창업'은 지난해 60위에서 올해 24위로 급상승했고 '세금납부'도 49위에서 38위로 뛰어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창업순위 상승에 대해 창업절차가 축소되고 창업시간도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방세목이 통합되고 연간 세금납부 횟수가 줄어들면서 세금납부 순위도 향상됐다.
◇ '투자자보호'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
하지만 '투자자보호' 항목에서는 79위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의 74위보다도 다섯계단 뒷걸음쳤다.
지배주주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한 주주들의 책임 추궁이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소송능력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미약했다.
'재산권등록' 항목에서도 지난해 74위에 이어 올해 71위에 머물렀다. 부동산 등기절차가 복잡하고 취득세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는 항목 당 현재 실행되고 있는 제도를 비용과 시간, 절차 등에 따라 채점한 것으로, 기업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현장 평가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계은행은 기업환경을 객관적 지표만으로 평가하고,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은행 지표 10개 중 6개를 뽑고 설문을 통한 주관적 평가를 합해서 평가하는 등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