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담철곤
오리온(001800) 그룹 회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회삿돈 226억원을 횡령하고 이 중 74억원을 정해진 용도나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용한 혐의(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 배임) 기소된 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비자금 조성을 주도한 조경민 오리온 그룹 전략 담당 사장에게 징역 2년6월을, 오리온 그룹의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담 회장의 지시로 자금 횡령을 도운 아이펙 전 대표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대기업의 회장으로서 담 회장에게는 준법경영 의식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면서 "위장계열사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비자금을 마련하고 회사돈으로 그림을 구입하거나 사택 관리인을 고용한 죄는 가볍지 않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돈이 적은 것도 아닌데 기업 계열사를 자신의 사유물로 취급하는 것은 회장지위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횡령금액이 280억원을 넘는 등 시장경제에 적절치 못한 영향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담 회장은 조 사장과 김 전 대표를 통해 '아이펙'이라는 이름의 위장계열사를 만들어 법인 자금을 빼돌려 약 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담 회장은 또 위장계열사 자금 19억을 유용하고 위장계열사 이름으로 고급 승용차 등을 리스해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회사 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하고 사택관리인들을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5개월에 걸친 공판 내내 쟁점이었던 조 사장의 40억6000만원 비자금 조성 혐의는 무죄판결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