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이 사실상 '대출'인 리볼빙 서비스에 대해 고객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들이 소비자 보호는커녕 리볼빙의 높은 수수료로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단체에서는 리볼빙 불완전 판매로 인한 카드사의 수익은 명백한 ‘부당이득’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소비자 70% 이상이 리볼빙 가입 사실 몰라
25일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2.5%가 본인의 리볼빙서비스 가입 여부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리볼빙 서비스란 카드사 고객이 사용한 카드대금 중 일정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돼 자동연장 되는 결제방식이다. 리볼빙서비스 수수료는 5.9%~28.8%에 달하며 카드사에 따라 페이플랜(PayPlan), 이지페이, 회전결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14.6%는 리볼빙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48.6%)는 리볼빙서비스에 가입된 줄 모른 상태에서 원치 않게 결제금액이 연장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직장인 박씨는 "결제금액이 연장되고 있어서 그 때야 리볼빙서비스에 가입된 줄 알았다"며 "그 이전에는 리볼빙이 뭔지도 몰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 수수료가 높은 줄 알았으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 카드사의 눈속임 '주의'
소비자 피해로 생긴 덕을 보는 것은 카드사다. 때문에 카드사는 신용카드 발급 시 자칫 빚으로 이어질 수 있는 리볼빙서비스의 수수료 보다는 혜택만을 강조하고 있다. 불완전 판매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출로 인식하지 못 하게하는 카드사들의 광고 역시 문제다.
'부담 없이 결제할 수 있다'는 문구로 고객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 광고를 샅샅이 뒤져야 간신히 수수료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씨티카드는 모든 신용카드 발급 시 리볼빙서비스에 자동으로 가입되지만 이 또한 모르고 있는 고객이 상당히 많다.
씨티카드 고객인 임씨는 "친구가 원치 않는 리볼빙 서비스로 피해를 봐서 혹시나 나도 가입돼 있는지 확인했더니 역시 가입돼 있었다"며 "씨티카드 측에 문의를 한 후에야 모두 의무가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씨티카드 발급 시 제공되는 안내서에는 '상시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적혀는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게 작은 글씨로 표기돼 있어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실정이다.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카드사들이 혜택만 강조하고 이용 대가는 숨기는 이런 사기에 가까운 영업행위에 적극 대응하고자 피해사례를 모으고 있다"며 "명백한 불완전 판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