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구명 로비자금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태규씨(71)가 첫 공판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했지만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정선재 부장판사)심리로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박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지만 공소사실에 기재된 17억 중 4억원은 받지 않았다"면서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자신의 불분명한 비자금 용처 4억원을 박씨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당시 박씨는 김 부회장과 대질조사 전 간단하게 얘기를 나눠보더니 17억원 수수를 시인하고 스스로 대질조사를 포기했다"며 박씨의 공소사실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검찰은 "현재 박씨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박씨에 대한 추가기소 여부는 다음 주 초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박씨의 또 다른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감사원,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로비활동을 부탁받고,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1억원을 받는 등 총 17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 3월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 8월28일 자진 입국해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