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9.15 정전 피해보상과 관련, 한국전력이 재원 마련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중 적은 액수에 대한 피해 보상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한국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경부에서 꾸린 피해보상전문위원회가 지난 24일 재원마련과 피해보상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이들 회사에 결의 권고문을 전달했다.
앞서 지경부가 9월20일부터 10월4일까지 정전 피해를 접수받은 결과, 전국에서 8962건이 접수됐다. 총 피해금액은 61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신청건수의 절반이 50만원 이하 소액으로 파악됐다.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는 접수된 피해 신고서를 취합해 서류를 검토한 후 소액 피해는 실사없이 바로 보상하고, 금액이 큰 경우에는 손해사정사 등의 현장 실사를 통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피해 보상을 위한 재원마련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6개 발전 자회사가 공동으로 부담해야한다. 전기위원회가 이들 회사에 전기사업업상 재정에 근거한 보상 조정안을 냈지만
한국전력(015760)이 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재원을 마련할 여력도 안되고 실제 재원을 마련할 경우 책임을 떠맡는 것이 돼 꺼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전이 상황을 제 때 통보하지 않아 피해가 확대된 부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와 무작정 한전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아울러 한전으로서는 한전의 소액 주주 30여명이 정부의 정전피해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놔 진퇴양난에 빠졌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한전이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 법정 소송까지 휘말릴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
한전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기획처 내부적으로도 이에 대한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경영진이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한 관계자는 "현재 이사장이 없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면서도 "재원 조달이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전기위원회의 조정안대로 따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발전자회사들은 이같은 보상 상황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입을 보았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피해보상 관련해서는 한전에서 일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발전사는 전력을 생산하기만 할뿐 소비자들과 연결고리가 없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지경부는 재원을 마련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할 수 없지만 결국 한전이 피해보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현재 협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전에서 피해보상을 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적은 액수부터 올해 내로는 보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