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카드사에 이어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본격 돌입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31일 “금융투자 분야 수수료 인하 문제는 그 동안 꾸준히 살펴보고 있었다”며 “수수료 체계 전반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업계와 논의해 (인하)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한해 수수료가 6조~9조원으로 당기 순이익의 2~3배 수준이어서 금융권의 수수료 인하 대열에 동참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업계 전반에 걸쳐 수수료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후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 신용융자 연체이자율 ▲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 주식매매 수수료 ▲ 펀드 판매보수 등의 인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증권사의 회계연도별 수수료 수익은 2006년 6조1000억원, 2007년 9조3000억원, 2008년 6조7000억원, 2009년 8조원, 2010년 8조2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8조원 수수료 중 주식 등을 거래하고 받은 수탁수수료가 5조3618억원, 펀드 취
급 수수료는 6690억원이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대우증권이 431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 4275억원, 우리투자증권 3863억원, 현대증권 3640억원, 한국투자증권 3332억원, 신한금융투자 315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펀드 관련 수익은 미래에셋증권이 130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증권 965억원, 삼성증권 718억원, 하나대투증권 619억원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최저 0.011~0.015%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수수료 규모 자체는 줄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증권사 거래 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해주기로 하자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의 주식매매 수수료 인하 방안 검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거래소 면제분만큼 고객의 수수료를 내릴 계획이고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비슷한 조치를 고려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거래소와 예탁원의 한시적인 이벤트 때문에 주식매매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며 펀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 내부에선 주식 거래 수수료가 이미 최저 수준인 데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에는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라는 이유에서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에 따라 수수료보다는 차라리 주식양도로 얻은 이득에 매기는 자본이득세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